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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Jul 10. 2022

대화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대화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안녕하세요. 글쓰는 창업가 김형민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는 '창업 준비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1인 기업이기는 하지만 법인도 설립했고 작게나마 매출도 나오고 있으니 창업가라고 (일단은) 불러도 된다고 생각하고 작가명을 바꾸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뭐라도 해나가면 되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다행이 코로나 이후로 재택근무에 익숙해져서 혼자 있는 환경에 익숙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네요. 회사 다닐 때 직장 동료랑 사무실을 나와 커피 한잔과 즐기던 잠깐의 대화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 많이 만나보면 되잖아"


창업 준비전이나 요즘도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며 잠깐이나마 주변에 이런 이야기(일종의 하소연)를 하면 열이면 아홉은 이런 대답을 해옵니다. 물론 좋은 방법이겠지만 이건 일방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만남은 소모적이다.


아직 창업전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한 지인으로 부터 초대 받은 저녁자리에는 SEO (검색엔진 최적화) 전문가도 함께 했습니다. 지인은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이니 친하게 지내보라며 권유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형민입니다. 저는 온라인 쇼핑몰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박OO입니다. 궁금하신 것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간단히 자기소개를 마치고 난 이후 본격적인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마지막으로, 소개 받은 분과는 연락을 할 일이 없었습니다. 서로의 관심사가 달랐기 때문일까요?


사실 당시 저도 SEO분야에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쇼핑몰과 포털사이트의 그것은 다소 성격이 상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그에게 무얼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렇다고 무작정 A부터 Z까지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나마 그가 맡은 사이트가 검색결과에 첫번째로 노출 되었던 사례 이야기를 듣고 "정말 대단하시네요.."라고 부러움 섞인 듯한 말을 전하기는 했습니다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의 관심사는 게임, 저는 캠핑. 그러니까 일 외적으로도 이어지기 힘든 대화였고 아마 그도 저처럼 대화의 피곤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화에 나이가 왜 중요하지?


얼마전 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A라는 사장님과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 사장님. 이전부터 일본쪽에 관심이 있었고 신상품을 일본에도 런칭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고객이고 그와 통화를 하는 동안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일 이상으로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혹씨, 형민씨는 나이가 몇살이죠?"


그러니까 그와 두번째 통화를 할 때였습니다. 대화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을 무렵 불쑥 나이를 질문해 왔습니다. 


"아..예. 저는 36살입니다."

"한참 젊네요. 나는 내일 모레 60이에요."


친분을 쌓기 위한 과정에서 나이를 질문해 오는 것이라면 그나마 괜찮은데, 제 나이를 알고 난 이후 그의 태도는 어딘가 모르게 달라졌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요. 주고 받는 메세지에는 어딘가 모르게 명령조 말투가 섞이기 시작했고 파트너가 아니라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 중 하나로 여기는 듯한 인상마저 느껴졌습니다. 


같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파트너로 만났고 인생이나 사회생활은 그가 선배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일본쪽 비즈니스는 제가 선배이니 같은 선상에서 관계와 대화를 풀어 나가면 좋을텐데 왜 굳이 '나이'를 기준으로 서열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일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라고!)


대화는 양보다 질이다.


아무리 내가 대화를 잘하기 위한 기술을 연마하고 노력한다고 해도 상대와 대화에 대한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그건 좋은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고독한 편이 나을지도 모르죠.


대화(對話) : 둘 이상의 실체 사이의 상호적인 언어 소통이다. 


대화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상호적' 그러니까 서로 그 대화에 준비가 되어 있고 같은 선상에서 언어 소통이 가능할 때 비로서 '대화'가 성립 될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살펴본 것 처럼 서로 대화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거나 한쪽을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든다면 그건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대화를 가장해서 한쪽에게 무게를 짊어 지게 하는 학대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는 무작정 양을 늘리는 것 보다는 서로 참여하고 싶은 대화의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질)이 중요할 겁니다. 비록 지금은 조금 외로울지라도.


대화를 통해 상처 받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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