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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Jul 15. 2022

일본에는 이것이 많다! 바로 공원

놀이터마저도 공원이라고 부르는 나라 일본

"밥 먹고 소화나 시켤겸 공원 한바퀴 산책 할까?"


일본에 살면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공원이 주변에 많다는 것이다. 현재 거주 중인 집에서도 각각 도보 5분~10분거리에 약 5만㎡ 넓이의 공원이 두개나 있다. (한바퀴 4~5분정도에 뛸 수 있는 넓이?)


그러다보니 뭔가 준비를 해서 공원에 가는게 아니라 그냥 슬리퍼 신고도, 마트에 장보러 갈때도 자연스럽게 공원을 지나치게 된다. 특히나 요즘 같이 모니터 화면을 오래 보고 있을 때면 근처 공원으로 나아가 초록초록한 나무들을 보며 눈의 피로를 풀기도 한다. 


일본에는 공원이 얼마나 있지?


일본 전국에는 2020년 기준 112,716곳의 공원이 존재한다. 국내 공원수가 17,898곳이니 6배 이상 많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두 나라 사이에 공원으로 인정해주는 법적 기준의 차이가 있을텐데 조사해 본 바로는 일본의 경우 최소 500㎡(150평) 이상만 되어도 공원이라고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다보니 한국보다 공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이해가 된다. 


실제로 누가 보아도 그냥 동네 아파트 조그만 놀이터인데 '공원(公園)'이라는 명패를 단 곳이 상당히 많다. 처음에는 너무 억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쾌적한 주거환경 결정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도심권에 사는 많은 일본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


이곳도 공원 개발 예정지이다!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다. 각 국 주요 도시 1인당 공원면적 (㎡)을 보면 서울에 해당하는 일본 도쿄 23구(区)가 꼴지를 기록하고 있다. 4,400여곳(23구 기준. 도쿄 전체 8,400여곳)이 넘는 공원이 있지만 면적이 좁은 곳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1인당 공원면적이 좁다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일본의 축소지향적 성격은 공원에서도 나타나나 보다.


주요 국가 도시 공원 현황 (1인당 공원면적 ㎡/명 기준)

※일본 공원 관련 통계 출처 : 일본국토교통부 도시공원 데이터베이스 참조

※대한민국 공원수 통계 출처 : 공공데이터포털 전국도시공원정보표준데이터 참조 


공원이 많아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


공원이 많아서 좋은 점은 역시나 휴식을 취하러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도보 또는 자전거나 전철로 이동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크거나 작은 공원들이 여러 곳 있기 때문에 특히나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공원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는 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단체 모임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벚꽃시즌에는 벚꽃이 핀 벚나무 밑에 돗자리를 피고 지인들과 음식과 맥주를 즐기고는 했다. (이게 바로 하나미 花見이다. 우에노공원 등 유명 벚꽃명소에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자리를 깔아 놓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공원에 따라서는 BBQ, 또는 캠핑이 가능한 곳도 있다.


반면 불편한 점을 꼽자면 사실 공원이 불편하기 보다는 이로 인한 세금 부담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지역마다 세금 기준도 다르고 소득수준에 따라서도 금액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내 세금이 공원 유지보수에 들어가는데 들어가는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보통 시민세(주민세)를 연간 4차례 걸쳐 납부하고 있다. (회사에서 대납할 경우 매월 급여에서 공제) 이번해 내가 내는 시민세는 우리돈으로 45만원정도이다. 급여는 안오르는데 세금만 오르고 있다. 내 세금을 어디에 이렇게 쓰나 싶은 생각이 드는 와중에 시도 때도 없이 공사하고 있는 집 근처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바닥 공사를 하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다시 바닥을 뜯어서 새로 깔고 있거나 기껏 조성해 놓았던 조형물들을 갈아 치우고 다시 흙을 깔고 운동기구들을 들여다 놓았다. 그리고 아직도 공원여기저기에 다시 공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외국인으로 참정권이 없기 때문에 그저 지켜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세금이 올라가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유독 공사가 잦은 공원이 미워질 수 밖에 없다. 공원이 좋으면서도 싫을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오늘도 일과 마치고 공원 한바퀴 달려야겠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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