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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Jul 20. 2022

일본 현실 물가. 교통비가 정말 비싸다!

교통비만 아껴도 생활이 윤택해 질 것 같은 일본

"뭐라고? 고작 20분정도 가는데 통행료가 1,950엔이라고?


지난 주말 일본 연휴를 맞이해서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시즈오카(静岡)에 다녀왔다. 평소에는 일본 하이패스격인 ETC카드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요금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 여행 때 ETC카드를 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를 현금으로 지불해야만 했다.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나갈때마다 적게는 몇백엔에서 많게는 1,000엔 이상을 지불하다보니 통행료가 만만치 않음을 세삼 실감했다. 집에 가기전 잠시 한인타운에 들를까 하여 경로를 변경하면서 수도고속도로(首都高速道路)를 지나가야 했는데 통행요금으로 무려 1,950엔을 내야만 했다. 편도 2차선에 시속 80km 이상 주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주 막히고 빽빽한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차가 막혀 20분이면 갈 거리를 40분 걸려서 빠져나왔다. 시간과 돈, 그리고 정신에 큰 데미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교통비 지원이 없으면 출근이 어려운 나라


일본은 교통비 부담이 크다. 만약 회사에서 출퇴근 비용(주로 버스나 지하철 정기권)을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회사 출퇴근이 어려울 지경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출퇴근 비용을 지원해준다. (회사에 따라서 1만엔, 2만엔 등 지원한도를 정해두는 곳도 있다.)


나의 경우 약 1시간 위치에 떨어진 유락쵸(有楽町)로 출퇴근을 했었는데 편도비용 440엔이다. 왕복이면 880엔이고 출근일수가 20일이라고 하면 월 17,600엔의 비용이 지출된다. 급여가 월 30만엔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교통비까지 다 지불하고 나면 세금까지 제외하면 10만엔(즉 100만원)정도가 순삭하고 만다. 


그나마 정기권이 있으면 유효기간동안은 횟수 상관 없이 자유롭게 지정구간 교통편을 이용 할 수 있다. (내가 사용했던 정기권은 월 17,000엔)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환승개념이 없다보니 요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현금 대신 교통카드를 사용하거나(수엔 싸진다.) 되도록 정기권 구간안에서 움직이는 방법 말고는 없다.


택시비 또한 어마어마하다. 도쿄도(東京都)의 경우 2017년 이전까지만해도 첫 승차시(2km) 730엔이 기본요금이었다. 그러다가 2017년 1월 요금 개정으로 1.052km까지 410엔 (현재는 420엔)이 되어 짧은 거리 이동시는 그나마 부담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서울요금과 비교를 해도 2km까지 3,800원이니까 2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한편, 1km 이후 추가요금은 237m당 80엔이니까 1km가 추가 될 때마다 대략 338엔이 추가되는 꼴이다. 3km 이동하면 대략 1,100엔에서 1,200엔 사이가 나온다. (서울은 대략 5,000원 예상) 그러니 회사에서 택시비를 지급해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일은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다. 


길가에 세워진 차가 많이 없는 이유


일본, 특히 도쿄에도 도로에 차들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보다는 그 정도가 덜한 것 같다. 길가에 세워진 불법주정차도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한데 불법주차로 인한 벌금은 일반차의 경우 1만엔이기 때문에 애써 돈을 낭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적을 것이다. (우리나라 4만원선)


그리고 보통 길가에도 주차장 외의 지역에 차를 세워 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주차장이 없으면 자동차를 구매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부터 제주도에서 실험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했다.) 


개인 주택의 경우 보통 1~2대 정도 주차 가능한 주차공간을 만드는데 그 외의 경우 (맨션이나 아파트 포함) 주차장 월세를 따로 내야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신주쿠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교외지역인데 월 평균 1만 5천엔 이상 비용이 필요하다. 신주쿠 일대는 이보다 배이상 비싼 3만엔 이상이 보통이다. 


차량 유지비에 주차장 요금까지 감당하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 일부러 차를 소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쉐어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이에 해당한다.) 


익숙해지니 견딜만은 하다.


한국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비싼 (솔직히 살인적인) 교통비라고는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표준이라고 생각하고 살아 왔다. 나도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도통 엄두가 나지 않던 교통비들이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걷기 너무 힘든 날에는 택시를 이용한다거나 편도 400엔정도의 지하철 요금이야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따금씩 차 한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불쑥 차오른다. 쓰고 싶을 때 차량이 없는 쉐어카보다는 주차장비 좀 지불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사용 할 수 있는 마이카가 있는 삶이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교통비가 비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되도록 교통비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고)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한다거나 시간상 큰 차이가 없다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교통편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도 교통비가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보다는 아직 양반이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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