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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Aug 01. 2022

일본의 소비습관. 1+1 판매가 적은 이유

1+1 말고 포인트로 주는건 어떻겠어? 아니면 용량을 늘려주던가.

일본에는 1+1 이벤가 없다?! 


우리나라 대형마트나 일반 편의점에서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는 1+1 하나 더 행사.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무엇이라도 하나 끼어 있으면 더 이득처럼 생각 되었고 그런 상품들에 먼저 손이 가고는 했다. 


그러다 일본에 와서 보니 대형 마트를 가도 편의점을 가도 좀처럼 그러한 이벤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용량도 주로 소포장 단위. 이벤트도 없고 용량도 적고. 왠지 모르게 비싸게 사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왜 일본에는 1+1이 적을까?


일본 생활 초반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신오쿠보에 한국식품마트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곳에서 종종 시식판촉회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일본 손님들에게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다. 때마침 고추장 등 장류 판촉이 있었고 200ml용량 상품에 대한 여러 앙케이트를 진행했다. 그 질문 중 하나는 1+1면 구매 할 의향이 있냐는 것이었다. 손님들의 답변은 대체로 단호했다.


"나는 이 이상은 필요 없어요."


물론, 지금보다 고추장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 때이기도 했고 일본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답변을 했었을 가능성이 더 크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도 많은 일본인들과 대화를 나누어 오면서 적지 않은 수의 일본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양이 많은 (또는 1+1처럼 붙어 있는) 상품을 원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장 소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언제 쓸지도 모르는 상품을 굳이 보관해 두는 것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야 내가 소비하지 않더라도 친척이나 주변 지인에게 주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나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일종의 부담)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도 한 몫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1+1은 그리 달가운 이벤트가 아닐지도.


그럼 어떤 이벤트를 진행할까?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벤트 중 하나는 포인트 이벤트다. 일본에도 다양한 포인트 제도들이 존재하는데 나의 경우도 Rakuten 포인트, T포인트, D포인트 등 대형 포인트 서비스 외에도 각 마트별 적립 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특정 기간에 구매하면 포인트가 2배, 또는 5배 등 포인트 배율을 내거는 이벤트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온오프라인 공통 된 현상인데, 일부러 이 기간에 구매를 몰아서 하는 경우들도 있다. 또는 제품에 붙어 있는 포인트 스티커를 모으면 상품으로 교환해 주는 이벤트도 있다. (빵이나 주류에서 많이 보인다.)


식품이나 화장품 등은 용량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하는 상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 기간한정 +100g(또는 100ml 등) 증량 이벤트 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이 외에도 간혹 맥주에 유리컵이 붙어 있는 등 부록상품이 딸려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1+1 이벤트는 앞으로 더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밑은 일본의 일반세대 가족 종류별 비율 추이이다. 약 15년에 걸쳐 미혼인 단독 세대가 29.5%에서 38.1%로 증가했다. 단독 또는 부부로만 구성 된 세대가 2015년 54.7%에서 2020년에는 58.2%로 3.5% 증가했고 이 통계로만 본다면 향후로 계속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세대 가족종류별 비율 추이 (2005년 ~ 2020년)

출처 : 일본 총무국 통계성 (2021.11.30)

이처럼 세대원수가 1인 또는 2인으로 구성 된 가족이 늘어나는 가운데 1+1은 일본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벤트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다 두고 먼지 쌓이게 하는 것 보다 다른 곳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 이벤트가 더 실용적이라고 보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적고 보니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나도 요즘은 마트에 가서 양배추 하나를 사더라도 1통이 아닌 1/2컷, 또는 1/3컷으로 된 것을 구매한다. (1/2컷도 사실 많다.) 어차피 남으면 얼마안가 시들어서 못 먹고 버리게 되느니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먹을 만큼 구매하는 것이 왠지 마음이 편하다. 그럼에도 가끔은 1+1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사람(소비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있는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일본 패밀리마트의 도시락 40% 증량 캠페인 포스터를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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