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형민 Aug 05. 2022

일본집 중에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떨어진 곳이 많다.

이게 편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샤워실이 따로 떨어져 있네?"


일본 도쿄에 처음 발을 내딛은 나는 그나마 방값이 저렴했던 쉐어하우스에서 살았다. 쉐어하우스에 도착한 첫 날 집 주인으로부터 집 구석 구석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다른 것들이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이후 원룸, 1LDK (방1개와 주방, 거실로 이루어진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이곳들 모두 화장실과 샤워실이 따로 떨어져 있었다. 물론 모든 집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이 둘이 한 공간에 있는 곳들도 적지 않다. 

실제 거주 했던 집의 구조도. 좌측 상단이 화장실. 우측 가운데가 세면대 및 샤워장 (출처: 부동산 사이트)


화장실과 샤워실이 떨어져 있을 때 장점


나 혼자 살거나 다른 사람이 쓸 일이 없을 때면 굳이 붙어 있던 떨어져 있던 상관 없다. 그런데 한사람 이상 사용하게 되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상당한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A와 B가 있는데 A는 볼일을 보고 싶고 B는 샤워를 하고 싶다고 치자. 이 두 곳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면 어느 급한 한쪽이 끝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후에 들어간 것이 B라면 아직 A의 볼일 냄새가 채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코를 틀어 막고 샤워를 해야 할 것이고 반대라면 변기가 물에 젖어 있거나 온수로 인해 습기가 가득차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모두 내 경험이다.)


그 외의 장점으로 보자면 화장실에 휴지를 보관해도 당연히 젖을리가 없고 화장실에는 화장실 관련 용품, 샤워실에는 샤워 관련 용품만 놓으면 되기 때문에 정리나 수납면에서도 깔끔하다. 간혹 집에 따라서는 소변기 마저도 따로 칸이 나누어져 있는 곳도 있다. (맨 처음 살았던 원룸이 그러했다.) 


화장실 변기 위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물이 나오는 조그만 세면대 같은 것이 설치 되어 있는 경우도 많으니 간단히 헹구고 나오거나 (주로) 샤워실 앞쪽에 위치한 세면대에서 비누로 씻거나 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 둘이 떨어져 있을 때 단점은?


단점은 단연 청소할 때이다. 샤워실이야 물을 뿌려 가면서 청소하면 되지만 화장실을 그럴 수가 없다. 따로 수도꼭지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변기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을 뿐이다. 


변기 세정제나 크리너를 사용해서 변기 안쪽을 청소할 수는 있지만 외벽이나 좌석은 물론 화장실 바닥도 물청소를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알코올 스프레이를 뿌려서 주기적으로 닦아 낸다. 일주일에 2~3차례 정도는 하는 편인데 요즘 같이 더울 때면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하는 것 같다. 이럴때면 옆에 샤워기가 달린 일체형 화장실이 그리워진다. 


일본내에서 화장실과 샤워실이 일체형인 집으로 이사가는 것도 이러한 단점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는 하겠지만 아직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에게 내 마음에 100% 드는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것도 쉽지 많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과 계약을 안해주는 집 주인들도 많다. 동일본 대지진때 소리 소문 없이 자국으로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거기에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들이 있다고.)


그럼에도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비록 조금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기왕이면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 된 집에서 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의 소비습관. 1+1 판매가 적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