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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Aug 02. 2022

내 사업하면 365일 풀가동 되어야 하는 걸까?

쉴 틈이 없어요. 쉴 틈이 없어요. 너는 쉬면 안된다!

"내 사업 하는 사람한테 주말이고 밤낮이 어딨어?"


이미 창업(또는 개인사업)을 했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선배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회사 다닐때야 출퇴근 시간에 맞게 일하면 되지만 회사를 나오는 순간부터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머릿속에서 '쉼'은 지우는 편이 낫다고 하면서.


독립 이후 나의 일과가 변했다. 


안녕하세요. 글쓰는 창업가 (글업) 김형민입니다. 어느덧 회사를 설립한지 3개월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일본내 펀딩 사이트에 프로젝트 3개를 오픈 시켰고 1개는 오픈 준비중이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개설해서 상품을 등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첫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어쩌면 회사 다닐때 이상으로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직장 생활 할때는 야근 하는 것이 스스로 일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 같아서 무조건 정시 퇴근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조정해 왔었습니다. (8시간동안 너무 몰입해서 퇴근 시간 즈음 되면 항상 머리가 멍해지는 상태였죠.) 그런데 이제는 딱히 출근,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제 체력이 허락 하거나 또는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할 수 있는데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사 이후 시간까지 포함하면 5개월째 이런 생활을 지속하고 있군요.


사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8시간 근무가 너무 습관이 된 나머지 오후 6시 이후로는 일 보다는 집안일을 주로 했고 저녁에는 언제나 처럼 시원한 맥주 한캔을 들이키며 유튜브를 시청하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회사 다닐때는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이 생활이 어느순간 죄책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땐가...?"


월급이라는 마법이 끝이 났고 이제는 매일 매일을 생존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외부 일정이 없는 평일에는 절대 손에 맥주를 잡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 차라리 일 하나라도 더 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니 말이죠.


나는 아직도 배가 부른걸까?


요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팔로워 한 창업가 분의 글을 읽었습니다. S 대기업에서 나와 AI 스타트업을 창업 했고 여러 투자자들한테 이미 투자도 받았고 곧 직원 채용도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평일이고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새벽 2시즘에나 집에 돌아 가는 일정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스타트업이라고 할 만한 기술력이 있는 것도 투자를 받은 것도 아닌데 매일 밤 12시 전에는 잠에 들고 주말(정확히는 토요일)에는 주말 답게 보내고 있는 저의 모습이 너무 배가 부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당연히 실패하기 싫고 회사를 탄탄하게 성장시켜서 돈 때문에 일 하는 것이 아닌 일 자체가 즐거워서 일 하는 삶을 살아 가고 싶어서 '독립'을 선택 했고 지금도 후회는 없지만 이렇게 해도 괜찮을걸까? 라는 부분에는 여전히 퀘스쳔 마크가 가득합니다.


나약한 소리를 한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낭떠러지 끝에 서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시곗바늘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자들의 매출은 올라가고 있을 테니까.) 그럼에도 위의 예를 든 분이나 선배 창업가님들에 비한다면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죄책감마저 듭니다. 


'쉼'을 지워야 비로서 창업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사진출처 :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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