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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Sep 26. 2022

일본에서 취업비자 받기

Ep05. 일본살이에 가장 큰 벽은 단언컨데 비자다.

2014년 1월말. 인턴실습을 하던 회사로부터 정사원 제의를 받고 드디어 비자서류를 제출하러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입국관리국을 방문했다. 이른아침부터 건물 밖까지 늘어선 행렬. 소문대로 서류접수에 하루는 족히 걸릴 것 같았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비자가 떨어지면 어떻게하지? 일본생활동안 이곳을 몇번이나 더 방문하게 될까? 등등...


비자 서류 준비하기


일본에 거주하면서 수입이 발생하는 활동을 하려면 일반적으로 취로(就労)비자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는 인문지식・국제업무(현재는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로 변경)발급을 신청했다. 일반적인 업무(보통 사무직)라면 이 비자를 발급 받으면 된다.


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준비해 줄 서류와 내가 준비할 서류가 있다. 개인이 준비할 서류로는 3x4 증명사진, 전문학사 이상 졸업장, 성적증명서, 일본어 자격증, 이력서 등이 필요했다. 회사에서는 고용계약서, 등기부등본, 재무제표, 전년도 원천징수표, 회사소개서 등을 준비해주면 된다. (물론 심사에 따라 추가서류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양쪽 다 비자발급신청서를 작성하면 서류준비는 끝.


개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학졸업에 준하는 증명서 정도만 있다면 크게 어려움 없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회사다. 회사가 제대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고용하려는 사람에게 급여를 지급해 줄 여력이 있는지, 고용계약상 급여는 일본에 거주하는데 무리 없을 정도인지 등이 판단 조건이 된다. 간혹 회사 재무상태가 좋지 못해 비자발급이 거절되어 어쩔 수 없이 귀국했다는 사례도 보기도 했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필수서류는 아니지만 이유서(理由書)라는 서류도 포함해주면 좋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왜 이 사람을 고용하려고 하는지 그 내용을 적는 것인데 나의 경우는 "김형민씨는 한국에서 일본학을 전공했고 온라인 마케팅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향후 온라인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시키고자 하며 그에 따라 그를 고용하고자 합니다"는 식의 내용을 담은 이유서를 제출했었다. 


비자 신청에서부터 발급까지


일본에서 비자를 처음 받을 때는 먼저 '재류자격인정증명서(在留資格認定証明書)'라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살아도 된다는 일종의 허가증 같은 것이다. 이걸 받고나서야 비로서 첫 취업비자(재류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나는 1월초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신청했다. 그로부터 약 한달 후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받았고 이 서류를 동봉하여 재류자격변경신청을 추가로 하고 나서 3주 정도 후인 2월 말에 정식적으로 재류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대략 1달 반이 소요 되었던 것 같다. (모든 연락은 우편으로 온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비자를 받기까지의 시간은 사람이나 시기마다 재각각이다. 보통 1달 이내에 발급이 된다고 써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어림잡아 그렇다는 얘기. 비자를 신청하고 나서 손에 넣기까지 단 한순간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3개월 이상 걸렸다는 경우도 있었고 2월을 넘어가게 되면 한국으로 일시귀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조마조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말이면 도쿄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던 나도 비자 스트레스로 거의 외부 활동도 하지 않고 집 (쉐어하우스)에만 있었다. 시간아 빨리가라 하는 심정으로 거의 잠만 잤던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번 우체통을 열어보고 혹시라도 입국관리국에서 전화가 오지 않을까 전화벨이 울릴때마다 손살 같이 받았다. (하나 신경쓰이면 다른 것 못하는 타입이다.)


그리고 서류 접수때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받아서 제출하기는 했는데 수기로 하는 일본 행정시스템이 어찌나 불안하던지 (혹여라도 내 서류가 누락 될까 노심초사했었다.) 하루에 한번 꼴로 입국관리국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확인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공무원이고 나 같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으랴. 비자발급 확정 엽서를 받던 그날 오전에도 "아직 심사중입니다."라는 거짓말이 돌아왔다. (이해한다..)


비자 발급에 실패하면 일본과 나는 연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돌아가겠다고 마음 먹긴 했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던걸 보면 일본에 살고 싶긴 했었나 보다. 보통 첫번째 비자는 1년짜리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운이 좋았던지 3년짜리가 나왔다. (지금도 3년짜리 비자다.)


이렇게 비자발급과 함께 일본에서의 사회생활이 본격적으로 스타트 되었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연재가 끝나면 브런치북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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