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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Oct 07. 2022

일본 생활의 시작은 전입신고부터

Ep06. 참을 인(忍) 세번이면 일본에서 살기 편하다.

일본에서 3년간 지낼 수 있는 따끈따끈한 비자, 재류카드를 손에 넣었다. 이걸로 행정절차가 끝나면 다행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전입신고이다.


일본에서 전입신고 하기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전입한 날로부터 14일 이내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신고는 우리나라의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지역 구약소(区役所) 등에 가서 하면 된다. 재류카드 외에 특별히 필요한 것은 없다. (나의 경우는 재류카드를 발급 받은지 14일 이내에 받으면 되는데 성격이 급해 발급 당일에 갔다.)


구약소에 도착하면 보통 1층에 민원실이 있는데 책상에는 각종 신청서류가 비치되어 있었다. 당시 도쿄도 고토구(江東区)에 살았었는데 나와 같은 외국인도 많이 살았는지 각종 작성예시에 한글 설명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서류에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거주지 주소를 적고 대기표를 발급 받은 후 내 순서가 오기까지만 기다리면 된다. 외국인 전용 코너가 있긴 했지만 당시는 일본어가 아직 서투를 때여서 과연 잘 알아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나저나 구약소(지역도)가 크기도 컸지만 대기인원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었던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비자발급 받을 때 반나절을 기다려 본 탓에 내성이 어느정도 생긴 후였다.


이윽고 내 차례가 되었고 재류카드와 신청서류를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했다. 공무원은 내가 신청한 주소지 주변의 도면(?)집을 들고 와서 그 집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걸쳤다. 간혹 동일한 주소에 여러 건물이 있을 수 있어서 확인을 하는 것 같았다. 주소지에 대한 확인이 끝나고 다시 의자에 앉아 십여분을 기다린 듯 했다.


아직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나의 재류카드에 드디어 집주소가 기재되어 나왔다. 당연히 깔끔하게 프린팅 되는 줄 알았는데 무려 손글씨였다! 펜도 굵었는지 중간 글자는 뭉치다시피했다. (성격상 이런걸 별로 안좋아한다.ㅎㅎㅎ) 아무렴 어떠랴. 이렇게 일본에서의 첫 전입신고가 끝이 났다.


일본 재류카드에 뒷면에 적힌 거주지 정보. 담당 공무원이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손으로 써주었다. 


그 다음은 인감등록과 통장 개설하기


전입신고를 마치고 나서는 인감등록을 진행했다. 인감등록 자체도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재류카드와 (미리 한국에서 만들어 온)인감도장을 지참하고 인감등록 창구(마도구치窓口)에 가서 비치된 신청서류를 작성하고 등록이 완료 되기만을 기다리면 끝.


건강(의료)보험의 경우는 개인이 직접 가입하거나 또는 회사를 통해서 가입할 수도 있다. 대게는 회사에서 4대보험 가입을 해주기 때문에 특별히 구약소에 가서 건강보험 신청 할 필요는 없다. 만일 필요하다면 전입신고와 인감등록을 하러 간김에 해두면 된다.


다음으로는 통장개설을 하러 은행으로 향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은행으로는 미츠비시UFJ은행(당시 미츠비시도쿄UFJ은행), 미즈호은행, 미츠이스미토모은행 등이 있는데 내가 최초에 개설했던 곳은 미츠비시였다. 당시 블로그 등에는 미츠비시은행에서는 거주한지 얼마 안되면 통장개설이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발급이 간단한 우체국 은행 통장을 발급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는데 회사 급여를 받을 목적이라고 하니 큰 문제 없이 발급 받았던 것 같다.


미츠비시UFJ 은행 계좌개설 확인서.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이미지 모델이다. (무려 현재까지도)

참고로 회사마다 급여통장 지정은행이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전직하는 회사마다 주거래 은행이 달랐었기 때문에 어느사이엔가 미츠비시은행, 미즈호은행, 미츠이스미토모은행 통장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우체국은행, 인터넷은행인 라쿠텐은행, 소니은행까지... 이쯤되면 통장부자다.)


그런데 일본은행은 실시간 계좌이체라는 개념이 영업시간 외에는 통하지 않는다. 보통 오후 3시가 마감인데 이 시간 입금분에 대해서 특히 타행계좌일 경우에는 익일 영업일에나 송금이 완료 된다. 간혹 회사에서 급여이체 업무처리가 늦어지면 다음날, 하필이면 그게 또 금요일이라면 꼼짝없이 그 다음주 평일 첫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행정처리도 디지털로 많이 전환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반쪽자리인 경우도 많아 일부는 디지털, 일부는 수기 작성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 그러니 한국과 똑같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무언가 (빨리 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하지만 않는 것이 심신에 좋을 것이다.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연재가 끝나면 브런치북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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