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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Nov 04. 2022

일본에 사는 한국사람들

Ep09. 특명! 일본에서 살아남으려면 보통 이상이 되어라.

"안녕하십니까. OO 동경지부 9기 김형민입니다."


인턴으로 근무하던 회사에서 정사원으로 전환되면서부터 서포트에서 업무담당으로 역할과 책임도 추가되었다. 그리고 일본에 있다고 해서 일본인들과만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한인기업들과 협업 할 일들이 많이 있었다.


나 또한 본격적으로 각종 영업활동 자리에 참가하게 되었고 회사 선배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한인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직업은 사업가에서부터 교사, 디자이너, 요리사, 프로그래머, 번역가 등등 각양각색이었고 다양한 한국사람들이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오타쿠?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때까지 대체로 일본(정확히는 일본문화나 컨텐츠가 맞을듯)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오타쿠'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대학교때도 캠퍼스 내에서 조금만 복장이 특이한 사람을 보면 뒤에서 "제 일본학과 같은데?!"라고 하는 말을 수없이도 들어보았다.


'우리과 아닌데...'


내가 보아도 조금 독특해 보이고 확실히 일본스러운 느낌이 있긴 했지만 내가 속해 있던 일본학과생은 아니었다. 무의식중에 그런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던 것이다. 


나는 특별히 일본 애니메이션이 좋아했다거나 게임, 아이돌에 빠져 있지 않았다. 단순히 일본어에 흥미가 있었고 일본 홈스테이에 대한 좋은 기억이었기 때문에 일본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결국 일본에 왔고.


막상 일본에 와서 보니 물론 애니 등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계기가 되어 왔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만나 본 사람들 가운데서는 10명 중 2~3명정도가 그러했을 뿐 나머지는 그 외의 동기가 있었다. 


취업이나 사업을 위해서, 제2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아니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살고 싶어서 등등.



보통 이상의 노력가들


한인모임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한국인들이 참가하고 있었다. 특히 1990년대 전후에 일본에 와서 사업을 시작해서 현재 어느정도 안정권에 올려 놓은 사장님들도 많이 보였다. 나이는 대략 5~60대 사이로 지금처럼 일본 입출국이 자유롭지도 않았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기 전이었다.


A: "리어카에 테이프를 싣고 다니면서 길거리 노점부터 시작했지."

B: "새벽에 일어나 차에 가득 야채를 싣고 배달을 끝마치고 바로 어학교로 향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갔었지."


지금은 사장님, 회장님 호칭을 듣는 이들이지만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지금과는 정반대인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왔다고 한다. 어느정도 MSG가 가미되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시대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면 분명 보통 마음가짐으로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뉴커머들이라고 쉬운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일단 모두가 그렇듯 '일본어'라는 문턱을 넘어야하고 '일본인'들 또는 같은 '한국인'들끼리도 경쟁을 해야 한다(지금은 동남아 국가 출신들 유입도 늘고 있고). 더욱이 재일 한국인 선배들이 있었을 당시만큼의 경제발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관문의 문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무언가 하나씩 강인한 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느껴본 적이 없는, 그런 것들이다.


아마 나도 그러한 부분을 가지고 있겠지?


한인모임 연말 발표대회에서 최우수팀에 선정되어 기념 꽃다발을 들고 찍었던 기념사진.



※일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으나 일부 편협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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