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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Nov 22. 2022

창업, 이러니 어렵게 느껴 질 수 밖에.

창업은 유일무이한 것을 창조해내는 일이다?!

나는 'INFJ'형 인간이다.


난데없이 왜 MBTI이야기냐고?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 지을 때 가장 편한, 요즘 트렌디한 방법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을 준비하고 또 각종 지원사업을 알아보니 대개 '사업계획서'가 필수서류로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항목 중에는 어김 없이 '차별성'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나마 MBTI가 나의 차별성 중 하나였던 것이다.



#평균을 배웠는데 차별이라뇨?


초,중,고 그리고 대학을 거쳐오면서 우리는 '평균'을 배웠다. 교과서와 시험지에는 항상 원하는 정답이 있었고 얼마나 정답을 잘 찾는지에 따라 점수가 갈라졌고 당연히 평균 중에 상위권은 상위권 속의 평균을, 하위권은 하위권 속의 평균을 맞추며 살아왔다.


전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문화적 요소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어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튀면 별난 사람이라고 이상한 시선을 받게 된다. 그러고보니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갈 무렵 나를 포함 몇 친구들이 일본대학 진학코스를 밟겠다고 하자 선생님들이 난리가 났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갑자기 무슨 일본유학이야? 일단 내신이랑 수능 준비해"


당연히 보통과는 다른 선택지였고 (왜인지 모르겠으나) 부모님 이상으로 선생님들의 반대가 심했다. 물론 여러 사정으로 인해 국내 대학진학으로 발을 돌리긴 했지만 잊지 못할 경험 중 하나이다.


그 이후로 평균적으로 살아오다가 다시 창업이라는, 보통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려고 하니 거기에 이런 물음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창업하려는건 알겠는데, 그래서 넌(너의 아이템은) 얼마나 남이랑 다른데?"



#보통이 많은 세상에서 차별성 찾기


사실 돌이켜보면 세상에는 '보통'인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삼성이나 LG등 대기업이 만들어 내는 상품들 중에는 혁신적인 것들이 있기도 하지만 보통인 것들도 많다. 그렇다고 혁신으로 가득찬 차별성 넘치는 상품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가격이 낮아질수록 더욱 심해진다. 한개에 1,000원 이하인 상품에서는 사실상 차별성을 찾아보기 더욱 힘들다. 저가 식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원재료 함량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뿐 큰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보통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거기서 차별성, 때로는 혁신이 가미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큰 회사에서야 R&D를 통해 자사만의 강점, 즉 차별성을 강화시켜 나가지만 중소기업, 특히 이제 막 시작하려는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에게는 난관 중의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이건 우리 밖에 없어요! 우리가 최초에요!"


국내외를 비롯하여 다양한 창업교육에서도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어서 일까? 아이템이나 서비스의 유일무이성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중 '찐'차별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차별성보다 비전을 물어보는 문화가 필요할 때


취업난을 비롯 경제적 자유를 위해 부업 또는 창업이라는 수단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창업이 활성화되야 국가경제 전체에 활력이 돌 것이다. 


나도 여러 수단 중 '스마트스토어 창업'을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한 전자책을 구매했고 그에 연계된 오픈채팅방에 참여했다.


"이건 어떻게 해야해요? 책 따라가기도 힘드네요..."


매일 올라오는 채팅 중 절반 이상이 이런 내용으로 차 있다. 차별성을 만들어 내기 이전에 평균으로 가는 것 조차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들 중 창업을 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사실 사업계획서에서 말하는 차별성이 꼭 아이템에 국한 할 필요는 없다.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경력이 차별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더욱 클 것이다.


'이건 정말 차별성이 있을까?'

'이런 차별성을 누가 원할까?'


이런 고민들을 하려고 하니 막상 사업계획서 차별성 항목을 채우기가 어렵다. 창업이나 사업에 대해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던 나도 힘든데 이제 막 해보려고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더 어려울까. 그러니 창업에 겁을 먹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또는 회사)의 비전을 평가해서, 그가 평균 이상이 되어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가 자리잡힌다면 어떨까? 아마도 전세계를 놀라게 할만한 혁신적인 기업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 출처 :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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