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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Nov 14. 2022

창업을 해도 되는 때는 이때다.

창업은 고객을 찾아가는 행위다. 찾아 갈 고객은 몇이나 있는가?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봄, 4번째 퇴사를 했던 회사에서 업무 의뢰를 받았다. 재직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그 기간 이상으로 틈틈히 사장님과 연락을 주고 받아 왔었다.


이 회사에서는 영업지원 업무를 담당했었고 다음 회사부터는 EC(온라인쇼핑몰)쪽으로 포지션을 옮겼다. 다행이 EC분야에서 성과들을 내기 시작했고 틈틈히 안부인사를 전할때마다 이런 사실도 알렸었다. 


그리고 6번째 회사를 퇴사 할 무렵 나에게 업무대행 요청을 해 온 것이었다.



#찾아갈 곳이 있다면 창업해도 된다.


홀로서기를 한지 어느덧 8개월차에 접어 들었다. 그동안 크거나 작은 프로젝트들을 몇가지 해오며 그럭저럭 견뎌왔다. 


다만 연말이 다가올수록 일거리가 줄어들어 마음이 많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서비스 견적을 물어보는 곳들이 있긴 했지만 거래성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주말동안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나는 어떻게 지난 8개월동안 밥그릇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러자 정답이 나왔다. 내가 직접 발로 움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전 직장에서 업무의뢰를 받은 것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또 가끔 저녁식사를 하러 회사에 방문했었던 것이 비즈니스로 이어졌다.


그 외의 경우도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이력)을 어필했던 지인들과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연락 준 경우였다. 스마트스토어 오픈 초창기 매출도 광고를 통해서, 그러니까 내가 먼저 돈을 태워서라도 알려서 생겼던 것이다.


창업초기에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한 것 같다. 찾아가서 나의 사업을 알리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만날 (또는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찾아갈 곳이 없다면 창업은 잠시 보류하자.


한편, 초반부터 운이 좋게 일거리들이 생겼던 것이 도리여 발목을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 일이 자연스럽게 늘어날거라고 희망에 가득찬 생각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스럽게'라는 형용사는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창업 새내기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 사업을 알리고 고객을 만나지 않는 이상 '일'이 생기지 않았다. 


간혹 들어오는 연락도 내가 제시한 견적을 어떻게든 깍으려고만 할 뿐 합당한 대가를 지불 할 의향이 있는 퀄리티 있는 손님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고객'을 만나러 가야할지 좋은 전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요즘은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하고 정보성 글을 게재하면서 나에 대해서 조금 더 PR하고 있다. 아직 방문자는 많지 않지만 1~2 포스팅 정도는 해당 검색어 상위에 노출되니 지속하면 작은 성과라도 나오겠지.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어 줄 그런 고객을, 적어도 최소한의 사업과 생계 유지를 할 정도로 만들 자신이 있다면 창업을 해도 된다고 본다.


그런데 그냥 지금 회사가 싫고 빨리 나와서 '뭐'라고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10명 중에 9명이 망할 수도 있는게 사업이다. 고객을 만들 수 없는 창업은 가장 먼저 그 9명 중 1명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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