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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Dec 16. 2022

글 쓰는게 너무 재밌어요! 재밌는데...

하라는 창업은 안하고!!

"저는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말이다. 적어도 고등학교때 입시 백일장에 참가하기 전까지만해도 그랬다. 매번 교내경시대회 또는 지역 백일장에 나갔고 입상 실적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글, 특히나 '시'를 쓴다는 행위가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다.


대학교는 일어교육과 또는 문예창작학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고 때마침 나와 비슷하게 시 쓰기를 좋아하는 친구의 권유로 중앙대에서 주최한 백일장에 참가했었다. (여기서 입선하면 중앙대 국문과나 문예창작학과 입학이 유리해지기도 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썼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는 않지만 뇌를 쥐어 짜내며 시를 적었다. 그리고 떨리는 심사결과 발표의 순간. 


그랬다. 어디에도 '김형민'이라는 이름은 없었다.



글의 매력과 쓰기 중독


글은 매력이 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목소리가 있듯이 글에도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어떤 글은 아무리 길어도 잘 읽히는가 하면 또 어떤 글은 짧아도 눈에 안들어오고 재미가 없다.


어려서는 그다지 책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듣고 싶은 소리가 없었던 것 같다. 특히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들이 그러했지 싶다. 그나마 유일하게 재미를 느꼈던 글은 서태지의 노래가사였고 그의 팬들(매니아)뿐만 아니라 음악 평론가, 작가들도 저마다의 시각으로 가사를 해석(!)해냈다.


이러한 재미난 광경에 차츰 글, 그리고 거기에 담긴 함축적 의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특성이 가장 많이 반영된 장르가 '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서태지처럼 의미가 담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사실 주변에 그렇게까지 글재주가 있는 친구들이 없었다. 그나마 시 쓰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서로 시를 교환해가며 읽기도 했고 덕담도 주고 받았다. 그래서 나는 어느사이엔가 시를 잘 쓴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중앙대 백일장 참가를 계기로 세상에 글을 잘 쓰는 또래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지와 내 글이 생각보다 매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충격에) 잠시 글을 내려놓았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부분의 수업에서 리포트를 작성해서 제출해야했다. 이때부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시가 아닌 산문을 말이다. 새로운 글쓰기 매력에 빠져들게 된 순간이다. 


이후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쓰기를 이어갔고 사회에 나와서는 시장조사 보고서, 사내보고서, 이메일 등 언제나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무려 5번만에 작가로 선발된 브런치는 나를 쓰기 중독으로 이끌었다.



글 쓰는게 재밌지만...


글을 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생각정리와 공유를 위해서이다. 글을 적다보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뒤섞여 있던 수많은 단어와 장면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곳처럼 공개된 공간에 올리면 나의 생각이 인터넷 회선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 나간다.


이따금씩 글쓰는게 힘들고 지치다가도 '잘 읽었어요', '도움이 되었어요'라는 코멘트, 누적되어 올라가는 페이지뷰수(PV)를 보면 다시금 힘이 난다. 


그런데 글에는 쓰는 사람의 심리도 기가 막히게 담겨 있다. 이 작가의 기분이 좋은지, 성격이 어떤지, 어느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등 문체에 그러한 것들이 묘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내가 쓰는 글은 날씨 예보로 치자면 '먹구름'이 낀 상태다. 그도 그럴것이 겂도 없이 회사를 나와 홀로서기를 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일들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고문도 하루이틀이지...) 그래서 브런치 초창기에 비해 글을 올리는 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편, 얼마전 읽었던 자청의 '역행자'라는 책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돈 벌기에 성공했고 글에도 힘이 느껴진다. 읽기에도 좋다. 글쓰기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나는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던지라 글과 돈이 이어지는 부분에 상당히 약하다. 하지만 창업을 한 이상 어느정도 돈과도 연결을 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의 책 속 가르침처럼 사업용 블로그도 새로 개설해서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쓰는 재미가 없다...)


사업도 자리를 잡고 경험을 글로 정리해서 브런치나 블로그를 통해서 공유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맑음'이 듬뿍 담긴 글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 나가는 것이 어쩌면 나의 인생 미션일지도 모르겠다.



오키나와 여행 갔을때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얼굴은 못생겨서 삭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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