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로 나가기
수영을 배우면 유난히 늘지 않거나 더딘 시기가 찾아온다. 코로나 이전부터 지금까지 수영을 배운지 1년 반 정도 된 수린이(수영+어린이)이지만 유난히 답답하고 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분명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나름 몸을 쓰는데,
“상체를 더 위로! ”
“웨이브!!”
“더!더어!더!!!”
선생님 목소리가 수영장에 크게, 멀리멀리 울려 퍼진다. 접영이 수영의 꽃이라고 멋지게 해내고 싶은데, 시간이 지나도 열심히 '만세 ''살려줘' 접영을 할 뿐이었다. 머리로는 '아?! 그렇구나?' 하는데 슬프게도 몸이 따라주지를 못한다. (사실, 고백하건대 이해 못 했다) 나름 홀로 속으로 하나~둘!, 하나~둘! 숫자 세며, 박자에 맞춰 발차기한다고 했는데 실상은 엇박자가 되질 않나, 물을 누르지 못하질 않나, 수영장 물이 나를 꼭 잡듯 몸이 수면 위로 나오질 못한다. 버퍼링 걸린 컴퓨터처럼, 몸 이곳저곳에서 오류 메시지가 뜬 느낌이다.
나름 이해했다고, 자유 수영 때 열심히 시도도 하고, 연습해보는데 몸이 따로 열심히 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기를 며칠, 몇 달이 지났을까. 천천히 접영을 했는데 어느 순간 몸이 좀 더 가볍게 올라왔다가 물속으로 쏙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수면 위로 나온 팔이 물에 덜 걸렸었던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오?’ 하는 순간, 뒤에서 “그렇지!” 소리가 들린다. 일어서서 '요 동작이 맞나요?'라는 어리바리한 내 표정에 선생님이 잘했다고 그렇게 해보라고 격려의 말을 주신다. 드디어 성공이다!
물론, 그 이후로도 어김없이 허우적거리지만, 한 번쯤 제대로 해본 거만 해도 어디인가! 감도 익히면서 천천히 완성에 가까이 가면 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속도가 더딜 뿐이지, 해내면 된다. 결국 해낸 내가 너무 대견했다. 칭찬도 들으니 어깨가 저절로 으쓱으쓱해지고 수영을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자유 수영과 수업시간에도 빠지지 않고 모두 나왔었던 나에게 마음껏 칭찬해주고 싶은 날이었다. 어쩌면 운동이 제일 정직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어디선가 보고 들은 적이 있었다. 몸치에다 운동 신경이 제로라 뒤에서 줄곧 달리기 1등을 차지했었던 나로서는, 그 말에 아주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저절로 끄덕끄덕 수긍 가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