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리뷰>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2020)-권혁란

엄마, 입을 모았다 터뜨리면 방울처럼 위로가 되는 이름. 아마도 내가 가장 처음 배운 말. 언젠가 나도 엄마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날이 온다. 엄마! 부르면 다정하게 돌아오던 대답이 그치는, 그날을 준비하며 읽었다.


이 책은 구순이 된 엄마의 죽음을 목도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육체가 병들어 흙이 되어가는 과정, 그 옆에서 수발하는 가족들의 괴로움을 현실적으로 적었다. 엄마는 한없이 사랑하지만 또 한없이 미워할 수 있는 존재다. 저자는 ‘그렇게 싫어했던 엄마’ 또 너무 '사랑했던 우리 엄마'를 오가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엄마처럼 죽지는 않아야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한다. 나도 존엄한 죽음을 생각하며 거실에서 구해줘 홈즈를 보고 있는 엄마를 괜히 한번 불러본다. 뜻밖에도 너무 우렁찬 대답이 울려서 당황스럽다. 한번 더 부르면 진짜 혼날 것 같다. 엄마의 존엄하고 아름다운 죽음이 나에겐 아직 벅찬 일인가 보다.

#권혁란 #엄마의죽음은처음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안도 타다오의 건축세계> 5)영화 '안도 타다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