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춤추다

流風木舞

by 나모다



창밖으로 나무가 보인다.

아니,

나무가 보이는 방향으로 책상을 배치했다.

책상에 앉으면 자연스레

창밖의 풍경이 보인다.

매일 나무를 본다.

그리고 운이 좋은 날엔,

나무의 춤을 본다. 하루 종일.





바람에 따라 나무는

행진하는 군사처럼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아이를 품는 어미처럼

포효하는 사자처럼

거리의 광인처럼

왁자지껄 아이들처럼

그리고

잠자는 아기 눈꺼풀처럼

때로는

드러누운 시신처럼

춤을 춘다.

물이 흐르듯

나무도 흐른다.


평화롭다.

거센 강풍이라도 몰아치면

약한 가지들은 꺾여

말라비틀어져, 흙속에 묻힌다.

다시 생명으로 솟아난다.


평화롭다.

바람에 따라

나무는 춤을 춘다.


나도,

춤을 춘다.





바람에 움직이는 나무를 보고 있으니, 마치 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과 함께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요.

매일 매 순간 다른 춤사위

나무에게서 배웁니다.


기계처럼 굳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가?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어제의 기억으로 속단하지 않는가?


나무는

지금의 바람에만 반응합니다.

똑같지 않고,

어제의 기억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유롭습니다.


나무를 보면

나도 저런 춤을 추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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