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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Sep 11. 2021

여전한 토요일

I'm O.K.

        

토요일이면

일요일이면

주말 기운 때문에

어수선하고 바빴다


분주하던 일들이

잦아드니

주말에도 별일이 없다

매일이 휴일이다     


푸른 기와집 임금님보다 낫다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힘센 사람들보다 낫다


여차하면 KTX 타고 멀리 남쪽으로 갈 뻔했다

이유를 대며

가방 하나 둘러매고

쏜살같은 차량에 몸을 싣고

오랜만에 친구를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러 갈 뻔했다

힘겹고 외롭다는 이유를 대며      


밤새 뒤척이며

스토리를 쌓다가

들숨날숨 호흡 속에

우주를 청하고

내 스토리를 흘려보내었다

     

그리고

알았다


I'm O.K.     


늦게 청한 잠

제법 따가운 아침햇살에 눈을 떴다

짓궂은 아침 미소     

 

이루마의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피곤한 몸이 마시는

커피가 너무 달다  

기적 같은

여전한 토요일   

  

소리 소문 없이

점심 식탁에 놓인

김치볶음밥

나의 최애 음식

천사가 왔다 갔다     


우주의 따뜻한 기운이

어젯밤 내 호흡 속에 스며들고

대지를 적시고

김치볶음밥으로 형체를 드러내었다.      


I'm O.K.      

I'm O.K.

I'm O.K.



https://www.youtube.com/watch?v=7maJOI3QMu0

River flows in you  - Yir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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