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모다 Sep 29. 2023

슈퍼문에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오늘따라 커 보이는 너의 큰 어깨야

반복되는 단순한 우리 소원 들어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같은 나날들

오곡만물 무르익어 행복한 배

추운 겨울 걱정 없는 가득한 창고  

서늘 바람 불어 시원한 마당

더위 추위 걱정 없는 건강한 몸  

흩어졌던 얼굴보아 반가운 마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오늘따라 큰 어깨일 리가?

사시사철 풍요로울 수가?

더위 추위 피해 갈 수가?

이별을 피할 수가?

아픔을 피할 수가?      

     

어제나 그제나 네가 그 자리에 있듯

초승달, 반달, 보름달로 보일 뿐

오늘만 슈퍼문일리 없는

항상 그 모습인 달아

우리의 소원 들어보아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창고가 가득할 때나 비었을 때나

님이 왔을 때나 갔을 때나

몸이 성할 때나 아플 때나

괜찮아 괜찮아

네가 항상 있는 것처럼

나도 항상 있을 것이야






극심한 더위 뒤에

한줄기 바람에 감사가 넘치는

별일 없는 일상이 고마운

그래서 한가위가 더 풍성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저 하늘의 달은 여전한데

우리 눈에 비치는 달은 항상 다르게 보입니다.

어쩌면 우리 삶도

달라보이는 그 삶도

사실은 다르게 보일 뿐

달처럼 여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황금연휴.

쉼과 만남속의 풍요로움 기원합니다.


2023년 9월 29일 밤하늘 구름을 뚫고 나온 보름달 


작가의 이전글 무례할 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