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에 생각함
이 시대에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나됨을 인정하는 것이요
너의 너됨을 인정하는 것이요
그래서 생기는 간격을 인정하는 것이요
그 간격을 없애려 힘을 쓰지 않는 것이요
저만치 있는 너를 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이요
저만치 있는 너의 질주를 응원하는 것이요
저만치 있는 너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는 것이리라
같은 모양이 되려 억지로 제복을 입을 일이 아니라,
그저 다른 모양이지만,
순간순간의 되어감에 대해
같은 마음이 될 수 있는 것이리라
때로 많이 가까울 때도
때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도
혹은 아주 보이지 않을 때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도
반갑게 악수할 수 있는 것이리라
그것이 가족이라 할지라도
가족이 해체되는 때에
가족을 생각함
가정의 달
선물과 꽃과 행사로 묻힐 수 있을
마음을 잊지 않기를
아이들아 사랑한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