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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Apr 18. 2022

이직 후 1년, 나는 무엇이 되었나

더하기도 덜하기도 한 한해. 결국 나는 그자리 그대로였고.



작년, 나는 첫 이직을 했다. 동종 업계, 동일 업무, 동일 직함을 그대로 가지고 한 이직이었다. 그래서였는지 처음 이직을 할 당시에는 사실 이직이라는 것이 내 삶에 가져온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았다. 이제 이직 후 1년이 지났다. 그간 나는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한 번 나열해보며, 이직 2년 차의 업무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회사, 그 주변의 이야기

업무 이외의 환경적인 변화에 대해서 먼저 따져보기로 한다. 이쪽 이야기는 더 가볍고 편안하니까.


이동 시간

근무지가 서초구에서 영등포구로 바뀌었다. 북부 경기도민이라서 한강 이남의 지역이라면 이러나저러나 출퇴근 이동시간은 거의 비슷하다. 이직 전이나 후나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린다. 


출퇴근 교통수단

이동 시간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교통수단은 시내버스+지하철에서 광역버스로 바뀌었다.  지금은 광역버스를 타고 영등포에 도착해서 따릉이를 타고 회사 앞까지 간다. 덕분에 따릉이 누적 이용 km 수는 진즉에 100km를 넘었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라 운전 실력도 부족하고 순발력도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 영등포시장역 인근은 자전거를 타는 게 마을버스나 걷기보다 편해졌다.  자전거 타기에 능숙해졌음은 물론이고, 출퇴근 길 창밖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한강을 건너는 순간을 특히나 좋아하는데, 햇빛이 물을 만나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걸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출근 전 활동

여전히 출근 한두 시간 전에 회사 근처에 도착해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다만 머무는 장소는 스타벅스에서 스터디 카페로 바뀌었다. 지하철이 아니라 광역버스를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도착시간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요일이나 날씨에 따라서 소요시간이 작게는 5분, 크게는 30분 이상 달라지게 되었다. 때문에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스타벅스의 오픈 시간에 맞추어 영등포에 도착하기란 쉽지 않았고,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하기 일쑤였다. 날이 좋으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었겠지만, 우리나라는 연 중 6개월은 극한 기후이기 때문에 그러기엔 너무 춥거나, 더웠다. 그래서 24시간 문을 여는 스터디 카페를 애용하게 되었다.


점심시간

점심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반으로, 30분이나 늘어났다. 게다가 이직한 회사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회사 밖을 나돌아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20분이면 식사가 해결되었다. 게다가 회사 탕비실의 커피머신이 좋아서 그런지 회사 커피맛이 매우 좋다. 그래서 지출도 많이 줄었다. 그래서 점심밥을 얼른 해결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책을 읽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막간의 시간이지만 사람들과 구태여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체력을 소진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나의 작은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회사에서 따릉이 5분 거리의 도서관도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도서관을 다녀올 수 있는 회사라니. 한가할 때면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찾아두었다가 점심시간에 대출을 하러 다녀오곤 했다. 이런 날이면 돌아오는 길, '코끼리 베이글'이나 '선유빵집'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들고 와서 자리에서 먹곤 했다.


퇴근 후 활동

광역버스권으로 이직하면서, 경기도민이 겪게 되는 또 다른 어려움은 퇴근시간 극심한 교통정체이다. 버스 안에서 2시간이나 타고 있어야 한다는 건 고역이다. 게다가 좌석에 앉지 못하고 서서 가야 한다면?  결국 나는 퇴근 후 바로 집에 가는 생활을 포기했다. 대부분은 아침에 머무르는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를 했다. 이전에는 바로 퇴근해서 크로스핏이나 수영을 배웠었는데, 요즘 몸이 좋지 않아 육체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아마 몸이 좀 회복되면 회사 근처에 운동을 등록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식

이직해온 곳은 점심시간에 점심도 다 같이 모여 먹는 분위기이고, 회식도 권유되는 사회이다. 이건 내 개인적 성향으로 바라는 편안함과 대척점에 놓인 것으로, 처음이나 지금이나 괴로울 따름이다. 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수평적 관계 속의 시간에만 한정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직장 사람들에게 한편 미안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들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알면 알수록 애정이 식는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인간적인 친밀감을 바탕으로 한 친구관계와 정확하게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나는 이들을 오로지 존중하고 싶을 따름이지,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 이들과의 업무의 흐름과 결과물에만 관심과 애정을 두고 싶다. 


업무적인 것들


나의 위치

나의 높이
앞서 언급하였듯이, 나는 기존 직급을 그대로 가지고 이직을 했다. 직함에서도 그렇고, 업무 팀 단위에서 보았을 때 나의 위계 순위를 보았을 때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이전 회사에서는 신규 입사자들과 업무 교류가 많아 조언자의 역할을 심심찮게 했었는데, 이직 이후로는 그럴 일이 없다. 오히려 이직 후에 맞선임이 배정되어, 조언을 구할 곳이 생겼다.

나의 크기
이직 후에 나는 중앙 의사결정 조직에서 좀 더 멀어지고, 주변부로 떨어져 나왔다. 이직한 회사가 인력이 더 많아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회사의 업무 소통의 방식에서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대표님께 직접 업무 보고를 드려야 할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직해온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런 변화 때문에 내가 '덜'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통에서 멀어졌다는 데에서 안도를 느끼기도 한다.

관계
이직을 하면서, 팀 구성원 내의 연령이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중간 연령대 없이 시니어와 주니어만 있었고, 주니어 중 내가 대장(팀장)이었다면, 이직한 이곳에서는 시니어가 적고 중간관리자들이 많은 반면에 주니어는 극히 적다. 이직 전엔 또래가 몇 있었다면, 이직 후엔 또래라고 할 수 있는 동료는 단 한 명이다. 그러다 보니 직장 내 관계는 좀 더 어렵게 느끼게 되었다. 중간다리가 되어줄 인구가 많아서인지 팀 내 사람들과 관계는 겨우 1년 다닌 이곳에서 더 좋지만, 마음이 편안했던 것은 아무래도 이전 직장에서였던 것 같다.


업무 중심

업무적으로는 이전에는 프로젝트 관리 업무와 신규인력 채용, 교육 등 OJT 업무가 많았는데,  현재는 제안서 작성이나 산출물 작성 지원으로 컨설팅 업무로 업무 비중이 많이 이동하였다. 내 개인적으로는 반길만한 소식이다. 나는 많은 관계를 이어나가며 해야 하는 업무들이 반갑지 않다. 


업무 이해도

업무 중심이 산출물 쪽으로 좀 더 이동한만큼, 제안서나 보고서의 작성·검토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산출물의 품질이 가늠되지 않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그 방향과 길은 보지 못하더라도, '좋은' 보고서와 '부족한' 보고서를 가늠할 수는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딱 그만큼 내가 관여한 산출물들의 완성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왕이면 내가 맡은 파트가 가장 반듯하고 반짝였으면 좋겠다.


새로 맡은 업무

이직을 하면서, 새로 해보게 된 일들을 간략하게 남겨보고자 한다.

외국기업 미팅
회사 대표인으로 미팅에 참석해볼 일이 있었다. 영어 통역사가 제공되는 회의여서 직접 영어 발화를 할 기회는 많지 않았으나, 이직한 회사에 대해서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이후로 꾸준히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위해서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해외 업체와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아키텍처 업무
DAP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팀장님께서 알게 된 이후, 데이터 모델링 관련된 업무를 일부 받아서 해볼 기회들이 주어졌다. 작게는 데이터 품질 점검 업무를 할 수 있었고, 지루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경험이라 즐거웠다. 그리고 올해에는 한 시스템에 대한 개념 데이터 모델과 논리 데이터 모델을 작성하고, 개선안을 제시해볼 기회가 주어졌다. 세세한 점검이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최종 산출물로 활용되었던 점이 나를 뿌듯하게 했다. 배움과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앞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유튜브 영상 촬영
출장 생활과 해당 사업에 대한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해서 현지 활동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왔다. 회사에 유튜브 편집 담당자가 별도로 있어서, 내가 촬영해온 영상으로 편집 담당자님이 영상 기획을 해주셨다. 나는 실제 작성에 필요한 데이터(장소명, 출연자 정보 등)를 제공해 드리고, 영상에 필요한 내레이션을 작성하고 녹음했다. 전문성을 갖춘 담당자님과 업무를 해서 나로서는 힘든 일 없이 수월하게 영상 한 편을 제작하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번이 사원 최초로 영상을 제공해서 만든 콘텐츠였어서, 초심자의 행운과 같이 기대 이상의 코멘트를 받았다. 다음번에는 조금 더 잘 기획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업무 만족도

업무 중심점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는 있지만, 업무 만족도에서는 그렇게 높지 않다. 이는 앞서 기술한 업무 이해도와 연결되는데, 부족함이 눈에 들어오게 된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인 것 같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자꾸 눈에 밟히고, 또 전체적인 조화나 전개에서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다. 그래도 이런 불만족에 대한 해결방안이 매우 명확하다는 점이 나에게 위안이 된다. 내 업무력을 향상하면 된다. 그리고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인, 동료 탓, 상사 탓, 남 탓을 하지 말고 부지런히 자아성찰을 하고 성장하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일상의 변화

일을 벗어나서 내가 스스로 해오던 일상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자기 계발

나의 자기 계발은 오로지 내 개인적인 욕심이 동력이기 때문에 업무적이라기보다는 일상에 가까운 생활이다. 자기 계발은 T자 형식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본다. 깊은 뿌리가 되는 쪽은 아무래도 업무 적극성과 완결성, 그리고 관련 전문 지식의 습득에 집중해야 할 것이고, 양쪽 가지가 되는 쪽은 독서나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개발하려고 노력한다. 

자격증
이직 후 한 해 동안 나는 업무 전문성을 위해서 관련 자격증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SQLD를 취득했고, 사회조사 분석사 2급은 곧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DAP는 올해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손 닿지 않을 곳에 있는 자격증은 아니라는 걸 안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만 하면 될 일이다. 

독서
이전에 나의 독서는 문학에 많이 치중되어 있었다면, 요즘에는 다른 IT업계와 관련된 책이나, 우리 회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등에 대해서 읽었다. 이전에 끔찍하다며 회피하던 경영이나 조직관리, 자기 계발서들도 조금씩 읽고 있다.

그 외
말과 활 아카데미나, 한겨례 문화센터, 책방, 소모임 등에서 주최하는 강의, 세미나들 중에 관심이 가는 것들을 여럿 신청해 들었다. 코로나 이후로 온라이 외서 출판이나 번역,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들을 수 있었다.


대인 관계

장기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저축액은 늘었으나, 인간관계망은 심히 파괴되었다. 아무래도 친구들과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학창 시절을 함께 해온 친구들과의 만남 이외에도 나는 소규모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하고 있던 소모임 중 하나하나는 결국 모임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끝이 난 모임이 하나,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모임이 하나, 그리고 새로 시작한 모임이 하나 있다.

스페인어 번역 모임
내가 출장을 가면서 챙기지 못하게 되었는데, 워낙 소규모(본인 포함 3인)이라서 소원해지자마자 활동은 제로가 되고 말았다.

독서모임 <취미는 독서>
친구들과 하고 있는 독서모임은 어찌어찌 계속 참여하고 있다. 모임 진행 방식을 재정비해서 이어나가고자 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된다.

독서모임 <보이지 않는 세계>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책지인이 구상하여 만들어지게 된 책 모임에 새로 참여하게 되었다. 잘 알려지지 않고 읽히지 않는 지역들의 문학을 읽어보자는 모임 취지에 감회 되어 고민 없이 신청했고, 얼마 전 첫 모임을 가졌다.

새로운 사람이나 모임을 더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원래 가지고 있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참석 중인 모임에 성실하고 싶다.


취미 생활

내 취미생활이라면 독서, 운동,글쓰기, 그 외 문화생활 정도가 있을 텐데, 독서는 이제 취미생활이라기보다는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이 되어버린 듯하지만.

독서
독서에 들이는 시간이 조금 줄어들었다. 필사를 이제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필사는 좋은 글을 되새김질 하기에 좋지만 그만큼 새글을 읽을 시간을 빼았기 때문이다. 이직해온 회사의 사업 범위가 이전 회사보다 넓다보니 읽고 싶은 게 너무 많아진 요즘이다.

크로스핏
이직 전에는 크로스핏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이직 직전 손목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고 아직도 회복 중에 있다. 손목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이 벌써 두 해 째이다. 손목이 완전히 회복되기 이전까지는 크로스핏 박스로 복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달리기
그렇지만 출장 생활을 기회로 실내 달리기를 열심히 했다. 트레드밀을 일주일에 세 번, 한 번 달리면 3km~5km 정도를 달렸다. 귀국해서도 꾸준히 달려보기로 마음먹었는데, 환경상의 어려움과 내 게으름이라는 관성에 붙들려서 아직 재시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글쓰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이직 후에 이 브런치를 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끼적이고는 있었지만 가끔 글자수를 초과할 때면, 인스타그램은 내 글에 맞는 플랫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했다. 그러다 브런치를 생각하게 되어 출장을 계기로 브런치를 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니,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했으며 품도 많이 들었다. 짧은 글을 자주 남기는 것이 글쓰기 습관을 형성해내는 데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브런치와는 결이 맞지 않거나 애매하게 짧고 간소한 글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결국엔 티스토리에 블로그까지 열게 되었다. 

전시/공연
전시/공연을 보러다니는 일은 반토막 나버렸다. 체력의 한계인지 지적 호기심이 바닥나버린 것인지, 전시나 공연 소식을 매우 소홀하게 대하고 있다. 그간 요시고 전, 살바도르 달리전 정도를 다녀왔고 공연은 딱히 가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제약도 있었지만 내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금전

보통은 이직이 몸값을 불리는 절호의 기회라고들 하던데, 내 경우에는 크게 두드러진 기회는 아니었다. 첫째로, 내가 종사하는 업계가 정해지고 난 이후로 내 몸값에 매겨질 수 있는 값의 범위가 어느 정도 한정되었기 때문이고, 둘째로, 내가 전문성이나 업무 범위에 딱히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쉽냐고 묻는다면, 아쉽지만 내 능력이 그러했다고 답할 수밖에는 없겠다.

다만 부수입이 꽤 있었다. 이직 직후에 100일간의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출장비를 받게 되었다. 받아서 남는 족족 국내 주식이나 미국 etf를 사서 남아있지도 않고 정기적인 수입도 아니니까 별 감흥은 없다.

입사 후 1년이 지나기도 했고, 곧 연봉협상 기간이라고들 해서 급여 인상에 대해서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지만, 내가 이 회사 사람들에게 어떤 임팩트를 주었는가에 대해서 딱히 꼽을 수 있는 게 없다. 지시한 업무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결과물을 필요한 시점에 내놓을 수 있는 직원이라는 인상 하나는 주고 싶었는데 말이다.




소회

이직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노력해서 내 결과물의 깊이나 커버 범위가 넓어진다면, 이 조직에서의 내 활용도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갖게 되었다. 이제 내가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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