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리한 철학

'나'는 누구이며, '본질'이란 무엇인가: 철학적 탐구의 여정

by 인류에 대한 기여
"나는 누구인가?",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철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로, 시대와 사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되어 왔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철학사 전반에 걸쳐 변화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아래에서는 주요 철학적 흐름을 따라 "나"와 "본질"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대 철학: 본질의 초월 vs. 내재


(1) 플라톤 – 이데아론: 본질은 초월적이다

"나"의 본질은 육체가 아니라 영혼(psyche)이다.

진정한 앎은 이데아(Idea)의 세계를 회상(anamnesis)하는 것이다.

현실 세계는 이데아의 불완전한 그림자에 불과하다.


(2) 아리스토텔레스 – 형상론: 본질은 사물 안에 내재한다

본질은 개별 사물 안에 있는 형상(eidos)과 질료(hyle)의 결합이다.

"나"의 본질은 경험을 통해 파악 가능한 구체적 존재 양식이다.

플라톤의 초월적 이데아를 비판하며, 본질을 현실 세계에서 찾았다.


2. 근대 철학: 주체성의 발견과 회의


(1) 데카르트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모든 것을 의심하는 방법적 회의 끝에, 사유하는 정신(res cogitans)을 확실한 진리로 발견.

"나"는 세계와 분리된 인식의 주체로 자리매김.


(2) 로크 & 흄 – 경험론: 본질은 감각의 다발일 뿐

로크: 마음은 백지(tabula rasa), 모든 앎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흄: "나"는 인상(impression)과 관념(idea)의 연속일 뿐,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자아, 인과율 등은 습관적 연상에 불과하다는 회의론 제기.


(3) 칸트 – 선험적 인식론: 본질은 물자체(Ding an sich)로 남는다

인간의 인식은 선험적 범주(시간, 공간, 인과율 등)로 구조화된다.

우리가 아는 세계는 현상(現象)일 뿐, 물자체(본질)는 알 수 없다.

"나"는 세계를 구성하는 능동적 인식 주체이지만, 궁극적 본질은 미지의 영역이다.


3. 현대 철학: 의식, 실존, 사회적 구성


(1) 후설 – 현상학: 본질은 의식 속에서 드러난다

의식은 항상 지향성(intentionality)을 갖고 대상을 경험한다.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본질적 구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나"의 본질은 의식의 순수한 작용 속에 있다.


(2) 하이데거 – 현존재(Dasein): 본질은 존재 방식이다

인간은 "세계-내-존재"로서 자신의 존재를 해석한다.

"나"는 시간성 속에서 미래를 향해 투사되는 존재.

본질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존재의 가능성이다.


(3) 사르트르 – 실존주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간에게는 미리 정해진 본질이 없다.

"나"는 자유로운 선택으로 자신의 본질을 창조한다.

본질은 행동과 책임을 통해 스스로 구축된다.


4. 사회와 역사 속의 "나": 본질의 사회적 구성


(1) 헤겔 – 절대정신의 변증법

개인의 의식은 역사적 절대정신(Absolute Spirit)의 일부.

"나"의 본질은 역사적 발전 과정 속에서 드러난다.

(2) 마르크스 –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나"의 본질은 물질적 생산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계급 사회에서 인간의 본질은 소외된다.

(3) 루카치 & 아도르노 – 물신화와 비판이론

자본주의는 인간을 물화(物化, reification)시킨다.

대중문화는 주체성을 억압하고 왜곡된 의식을 만든다.


5. 포스트모더니즘: 본질의 해체


(1) 가다머 – 해석학: 본질은 해석의 사건

앎은 지평의 융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본질은 고정되지 않고, 해석 과정에서 재구성된다.


(2) 푸코 & 데리다 – 권력과 해체

푸코: "나"는 담론과 권력에 의해 구성된다.

데리다: 본질은 차이(différance) 속에서 미끄러진다.


(3) 로티 – 실용주의: 본질 없는 앎

진리는 사회적 연대(solidarity) 속에서 구축된다.

철학의 목표는 유용성과 실천이다.


결론: "나"와 "본질"은 여전히 열려 있는 질문


고대 → 근대 → 현대 →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치며, "나"와 "본질"에 대한 이해는 초월적 실체에서 사회적 구성물, 유동적 의미로 변화했다.

오늘날 철학은 고정된 본질 대신 과정, 관계, 맥락을 강조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답은 더 이상 단일하지 않다.
"나"는 탐구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탐구하는 주체로서,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재구성해 나간다.


이처럼 철학사는 "나"와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각 시대의 사상가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질문에 답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이 질문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답을 모색해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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