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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비와 호지의 아빠 Aug 27. 2022

유튜브에서 인도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으세요?

다소 덜 자극적이지만 인도 생활을 담은 채널도 소개해드릴게요

며칠 전 아내가 속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유튜브 채널 하나가 언급되었단다. 인도 주재원과 교민들이 속해있는 채팅방이었는데, 화제가 된 채널은 여행 유튜버의 채널이었다. 몇 년 전부터 '인도에 절대 가지 말라'라고 외치던 한 여행 유튜버가 결국 자신의 채널에 무수하게 달린 '당신이 직접 갔다 와보고 얘기해라'라는 댓글에 등 떠밀려 자신의 친구 한 명과 함께 최근에 인도를 여행했다. 인도의 적나라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동영상이 총 14개 정도로 나뉘어 업로드되었는데, 각 회차별로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내용은 예상하는 대로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어 사기 치려는 호객꾼들, 정신 차릴 사이도 없이 울려대는 경적소리, 차선과 신호등은 장식품에 불과한 인도의 운전 매너,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위생관념, 화장실을 바로 옆에 두고 버젓이 야외에서 똥과 오줌을 싸는 모습, 책임감이나 직업의식은 찾아보기 힘든 호텔 종업원, 인도 여행이라면 빠질 수 없는 물갈이 배탈과 피부병 등등...


그런데 인도에 제법 오래 살면서 인도를 사랑하는 교민 중 한 분이 그 채널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단다. '인도에 배낭여행을 오는 것과 인도에 정착해서 사는 것은 천양지차인데, 배낭여행객으로서의 짧은 경험이 마치 인도에서의 생활로 알려지는 것 같아서 보기 불편하다'는 취지였다. 그리고는 '인도에 주재하는 주재원이나 교민들도 인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누가 좀 vlog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푸념 아닌 푸념도 털어놓았다고 한다.




나도 호기심이 좀 발동해서 유튜브에서 '인도 여행' 또는 '인도 생활'을 실제로 검색해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클립들은 대개 비슷한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인도 여행 가지 말라고 하는 이유'

'인도 여행 가지 마세요. 제가 가봤거든요'

'바라나시의 사기꾼들을 소개합니다'

'내가 인도를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

'여성이 인도에 혼자 여행 가면 생기는 일'

'인도 이렇게 더러운 거..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아'

'인도 여행 첫날부터 사기꾼한테 등쳐 먹힘 실화냐. 직접 겪은 소름 돋는 그들의 사기수법'

...


원래 유튜브라는 매체가 좀 자극적인 제목과 영상을 내걸어야만 사람이 모여드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인도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다. 이쯤 되면 정신 나간 사람 아니면 인도는 가서는 안 될 곳이다.




이번에는 조회수도 많고 인도를 제법 오랜 기간 천천히 여행한 '제대로 된' 여행 유튜버들의 채널을 좀 찾아보았다. 그리고 순전히 개인 취향에 따라 몇몇 채널을 골라보았다. 내 개인적 취향에 따른 1순위는 단연 "빠니보틀"의 채널이다. 인도에 3년 가까이 산 나도 엄두가 안 나서 시도해보지 못한 각종 길거리 음식을 척척 집어먹고 인도 현지인 아니면 가보지 못할 온갖 특이한 동네를 방문한 그의 클립은 약 28개 정도인데 매 편마다 지루할 틈이 없이 시간이 잘도 지나간다. 가식도 꾸밈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매력인데 뭄바이 최대의 슬럼가를 방문한 클립이나 인도의 특등칸과 3등칸 기차 비교한 클립, 그리고 시크교의 성지인 황금사원에서 수만 명의 신도 틈에 섞여 공짜밥을 얻어먹는 클립 등은 특히나 재미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BP5t0i9SHg&list=PLWehnFn-hSbuZNgYgoFJ3IMqJU6RLOInu&index=26

국내 유일의 '반강제 여행 유튜버'를 표방하는 조tube의 채널도 재미있다. 아내가 속한 채팅방에서 언급된 채널이 바로 이 채널인데, 한국의 평범한 청년 2명이 그야말로 인도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인도스러운 상황’ 에 된통 당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가족도 인도에 처음 도착해서 어리바리했던 시기에 이들과 똑같이 인도인들의 소소하지만 짜증 나는 사기에 여러 번 당했었다. 그때의 우리 모습이 떠올라 나와 내 아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그야말로 배꼽을 잡으면서 즐겁게 시청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qAu03UuCBY




인도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시각이 아니라 주재원(내지는 교민)의 입장에서 브이로그를 만드는 분들도 이미 존재하고 있다. 다만, 이런 분들이 올리는 동영상은 여행자들이 올리는 자극적인 동영상에 비해서 심심하다 못해 무료하다 보니 구독자 수에서도, 조회수에서도 형편없이 밀리고 있다. ㅠㅠ 하지만, 여행객으로서 인도를 잠시 다녀가면서 무엇을 경험할지 보다는 인도에 오랫동안 살게 된다면 무엇을 경험할지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런 채널을 살펴봐도 좋을 것이다.


대표적인 채널들로는


1. 인도에 유학하는 유학생의 모습을 담은 'Jini_log:지니 인도유학생'

https://www.youtube.com/c/%EC%A7%80%EB%8B%88Jini/videos


2. 주재원 가족의 삶을 담은 'KOREAN in INDIA 열심히대충살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DwIE9_Tl15wdB9uyfbclvw/videos


3. 인도에서의 직장생활 모습을 담은 '뉴델리걸 NEWDELHI GIRL'

https://www.youtube.com/channel/UClLeJohlJ9tAe10Et5yDN6g/videos




p/s. 여행 유튜버 중에 인도를 약 2주간 여행하면서 주로 식문화에 대해서 촬영하여 올린 채널이 하나 있어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빠르고 감각적인 편집과 높은 텐션이 매력 만점이었다. ㅎㅎ


채널의 이름은 Inwook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l5jO_-6E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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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Taj Mahal by 'Julian Yu' on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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