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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비와 호지의 아빠 Mar 11. 2023

아다니... 졸지에 주총 180조 원이 사라지다 (2)

인도 최대 인프라 기업의 주가가 반토막 나게 된 이유

[# 3] 바닥을 모르고 추락한 아다니 주식


1월 24일 이후 아다니 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식은 그야말로 지옥행 급행열차를 탔다. 1875년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인도의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락을 시현하며 2.3(금)까지 불과 며칠 사이에 최대 58%나 주식가격이 빠진 것이다. 전체 회사의 주가 총액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보고서 공개일인 1월 24일 기준 상장된 계열사 9개 기업의 주가총액 합계는 19.2조 루피 내외였는데, 2월 3일에는 기업가치의 절반 가량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10.1조 루피까지 내려앉았다. 


원래 아다니 계열사였던 7개사 및 2022년에 인수합병한 2개의 시멘트 회사인 암부자 시멘트(Ambuja Cements)와 어소시에이티드 시멘트(Associated Cements Co., Ltd.)를 포함하여 총 9개 회사를 지칭한다. 한편, 인도에서 가장 유력한 영문 TV 채널 중 하나인 ND-TV도 얼마 전에 인수했는데 그 회사까지 포함하면 아다니 그룹의 주요 상장사는 총 10개 회사이다.


아다니 그룹에 비상이 걸린 건 당연했다. 1월 30(월), 아다니 그룹은 무려 413페이지에 달하는 반박문을 발표했다. 힌덴버그측이 ‘이미 대중에 공개된 정보들을 선택적이고 조작적으로 제시’하여 그릇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반박문의 주요 내용이었다. 힌덴버그는 보고서 말미에 아다니 그룹에게 묻는 88개의 공개질의를 덧붙였다. 


하지만 아다니는 반박문에서 이에 대해 꼼꼼하게 답변하기 보다는 ‘힌덴버그는 인도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라며 인도의 민족주의적 정서에 호소하는 방법을 취했다. 아다니측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힌덴버그는 오히려 ‘소송을 환영한다. 기왕이면 (재판과정이 투명하며, 재판과정에서 다양한 기업관련 정보가 공개될 수 밖에 없는) 미국에서 소송하자’라며 아다니를 한껏 조롱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결국 이 글을 쓰고 있는 3월초 시점까지 아다니는 힌덴버그에게 법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2월 3일 현재까지의 주가 하락률... 아다니 토탈 가스는 약 58% 하락했다.

힌덴버그의 보고서 발표 시점도 절묘했다. 아다니 그룹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시점에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결국 아다니그룹은 주가의 급격한 하락 속에 유상증자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10(금)에도 아다니 그룹의 주가총액은 회복하지 못하고 횡보를 거듭했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아다니는 2월 초에 약 11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조기상환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사의 주식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금융시장도 아다니 사태에 화들짝 놀랬다. 크레딧스위스나 씨티그룹 등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더 이상 아다니 그룹이 발행한 채권을 적격담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보유중이던 아다니 그룹중 일부 계열사(Adani Green Energy 등)에 대한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4] 금융시장 전체에 시스템적 위험은 없을 듯...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분석에 따르면 아다니 그룹은 총 2조 루피(U$240억 달러) 가량의 부채를 보유 중인데, 이중 약 40%인 8,120억 루피(U$96억 달러)가 은행 대출이고 나머지가 채권 등 다른 금융부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권 부채 중 거의 대부분은 인도 국영 은행의 대출이다. 아다니 그룹의 폭주기관차 같은 확장 기세에 부담감을 느낀 민간 은행들은 대부분 아다니 그룹에 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부동산 담보를 잡은 후에 소액을 대출해준 반면 국영은행들은 그야말로 호구짓을 한 셈이다. 


아다니그룹에 대한 대출 규모를 공개적으로 밝힌 은행들의 대출 규모를 살펴보면, 인도에서 가장 큰 국영은행인 State Bank of India가 총 2,700억 루피(U$34억불)로 가장 많은데, 이는 SBI의 총 대출잔액중 0.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펀잡내셔널뱅크(Punjab National Bank)와 바로다은행(Bank of Baroda)와 같은 국영은행도 각각 700억 루피 (U$8.8억불) 수준의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바로다 은행(Bank of Baroda)은 공개적으로 ‘아다니 그룹에게 계속 대출하겠다’라는 발표까지 했다. 주가가 절반이나 박살난 기업에게 국영은행이 나서서 대출을 계속하겠다는 발표를 한다는게 믿기지 않지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 ‘어메이징 인디아’이다. 아다니 그룹이 모디 총리와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알게 모르게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도 국영은행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인도 2대 국책은행인 바로다 은행은 아다니에게 계속 대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와 같은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 기관들도 서둘러 분석보고서를 냈다. 일단, 양 기관 모두 아다니 그룹에 대한 인도 은행권의 대출 규모는 ‘은행권의 신용도에 중대하게 영향을 줄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① 대부분의 대출이 담보부 대출이며, ② 수백개의 아다니 그룹 계열사에 분산되어 있고, ③ 국영은행의 경우 대출 규모가 조금 더 많겠지만 민간은행의 경우 규모가 좀더 작을 것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피치(Fitch)는 아다니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국가신용등급(sovereign rating)은 BBB- with stable outlook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계 은행이 아다니에 대한 대출을 줄이게 되면, 해당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 인도의 국영은행이 추가적 대출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는 했다. 


* '아다니... 졸지에 주총 180조 원이 사라지다 (3)'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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