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적응 실전 꿀팁 : 영어(2)

저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주로 해외 주재원으로서의 생활을 담은 에세이를 브런치에 쓸 겁니다. 하지만, 가끔은 국제학교로 전학 온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이 학교 상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좀 실용적인(?) 글도 쓰고자 합니다. 저희 가족의 적응 경험이 다른 한국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이번 글은 '국제학교 적응 실전 꿀팁 : 영어(1)'에서 이어집니다.


[# 3 : Sparknotes 처음 맛보기...]


자.. 이제, 한국어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어서 줄거리를 대략 파악했다고 가정하고, 그다음 단계로 sparknotes를 활용한 본격적인 작품 탐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일단 www.sparknotes.com에 접속해보시면 아래의 그림과 같은 첫 화면이 뜨게 됩니다.

'Search' 칸에 Romeo and Juliet라고 직접 쳐 넣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가장 왼쪽부터 'Study Guide', 'NO FEAR Translation', 'Graphic Novel', 'Memes', 'Infograhpic', 'Teaching Guide'라는 메뉴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화면의 구성은 각 작품마다 약간씩 다르긴 한데요. 일단, 각 메뉴를 짧게 설명드리면, Study Guide는 학습에 도움이 되는 가장 기초적인 내용들,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 메인 idea와 유명한 인용구들, 심화학습 포인트들이 들어 있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오늘 이 섹션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둘째로, NO FEAR Translation은 Sparknotes가 가지고 있는 가장 막강한 기능인 '17세기 영어를 21세기 현대 영어로 옮긴' 섹션입니다. 거의 완벽하게 line by line으로 번역을 해놓았습니다. 몇몇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너무 NO FEAR Translation 섹션에 의지하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17세기 영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안 한다는 거죠. ㅠㅠ


하지만, 우리 자녀들과 같은 외국학생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는, 어찌 보면 없어서는 안 되는 섹션입니다. 국제학교 수업은 책 전체를 꼼꼼하게 읽어야 하거든요. 수업이 진행되면서 그때그때 문장의 뜻을 이해하거나 상황을 이해하려고 할 때 'NO FEAR Translation' 섹션을 찾아보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Romeo and Juliet처럼 유명한 작품이 아니면 보통 Study Guide, Infographic과 Teaching Guide 정도만 있지만, 유명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을 Graphic Novel(쉽게 말해 만화죠. ㅎㅎ)로 옮긴 것, Romeo and Juliet을 모티브로 활용한 각종 meme(한국어로 '짤'이라고 하죠. ㅎㅎ), 등등 흥밋거리들도 조금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 4 : Sparknotes의 Study Guide 섹션 120% 활용하기...]


자, Study Guide 섹션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항목을 살펴보겠습니다.


Plot Overview와 Main Ideas입니다. 일단, Plot Overview에서는 작품의 줄거리를 상당히 꼼꼼하게 정리해서 알려줍니다. 실제로, Romeo and Juliet의 Plot Overview를 열어보시면 '엥? 무슨 Overview가 이렇게 길어?'라는 생각이 드실 정도로 그 분량 압박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이 한국어 책으로 줄거리를 이미 파악했으므로, Plot Overview 읽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겁니다.. 이제부터 Plot Overview를 120% 활용하는 방법 같이 알아보시죠.


{Step 1}


일단, Plot Overview를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습니다.


네. 절!대!로! 눈으로 읽어서는 안 되고,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어보라는 겁니다. 모르는 단어가 중간에 아마 상당히 많이 나올 겁니다. brawl, feuding, embroiled, the warring factions, decree, disturb... Romeo and Juliet의 Plot Overview에 적혀 있는 맨 첫 번째 paragraph는 고작 2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벌써 성인 독자가 읽기에도 약간은 어려운 듯한 단어 대여섯 개가 우수수 쏟아져 나옵니다... 모르는 단어 하나씩 맞닥뜨릴 때마다 글 읽기를 멈추고 사전 찾지 마세요. 그건 최악의 영어공부 방법입니다.


최대한 단어 뜻을 유추하면서 모르는 단어가 아무리 수십 개가 나와도 끝까지 인내하면서 다 읽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건성으로 읽지 말고 집중해서, 한국 책으로 읽었던 줄거리 기억해 가면서 끝까지 읽어내는 게 목표입니다. 큰 소리로 읽으세요!!! 그래야 자기가 뜻은 물론이고 읽을 줄도 모르는 단어가 뭐가 있는지 정확하게 자각하게 됩니다. 왜 소리 내서 읽으라고 시키냐고요? 왜냐면 국제학교에 오자마자 수업시간에 계속 발표하고,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까요.


국제학교 영어 수업시간은 영어회화 시간이 아닙니다. 영어로 문학을 가르치는 시간이거든요. 하우알유? 아임 파인쌩큐 앤쥬? 이런 거 안 합니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상을 알아보고, 작가의 전체 portfolio에서 이 작품이 차지하는 중요성이나 이런 거 토론하고, 그리고 주제를 토론합니다. 그 문학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고급진 어휘를 외우고 익힌 후, 그걸 말로 내뱉을 줄 알아야 합니다!!!


{Step 2}

- 학생이 가진 어휘력과 이해력 수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영어로 줄거리가 약간은 파악되었을 겁니다. 이제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읽기 시작합니다. 2회독 하는거죠. 이번에는 모르는 단어를 (뜻은 찾지 말고) 단어장에 적어놓기만 하면서 계속 읽어나갑니다. 학생이 원하면 모르는 단어 찾기 전에 한두 번 정도 더 큰소리로 정독해도 좋습니다.


{Step 3}

- 이제부터는 학생들이 단어의 뜻을 찾아서 적어놓거나 그 뜻을 외워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모르는 단어가 수십 개에서 100개 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포기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버텨야 합니다.


* 단어 외우는 방식 : 저는 개인적으로 국제학교로 전학 오는 학생들에게 단어를 종이에 수십 번씩 쓰면서 (저희 세대들은 '깜지 쓴다'라고 불렀는데 요즘 세대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스펠링만 달달 외우는 방식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봤자 스펠링만 기억에 남아요. 단어의 뜻은 기억 안 나요. 그리고, 일단 그렇게 하기에는 교재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단어가 너무 많습니다. 둘째로, 그렇게 하면 그 단어가 문맥 안에서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를 파악하고 나중에 기억해 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끊임없이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고 문맥 내에서 뜻을 파악하는 겁니다. 정확한 뜻을 알고 싶다면 당연히 인터넷에 있는 좋은 영영사전들 활용해서 영어 단어를 영어를 이용해서 외워야 합니다. 여태까지 영영 사전 써본 적도 없으시다고요? 하아...(한숨) 그럼 이제부터라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영한사전 과감하게 갖다 버리시고(ㅎㅎ), 영영사전에 빨리 익숙해져야 합니다.


{Step 4}

- 이제 단어 많이 외우셨나요? 솔직히 모르는 단어 한 번에 다 외우는 거 불가능합니다. 외울 수 있는 만큼 외우세요.

자...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해집니다. 잘 들어보세요. {Step 1}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읽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는 단어수가 더 늘어나서 Plot Overview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그냥 읽는 게 아니고, 자신이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이 연극을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학생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한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말하듯이 읽습니다!!!


영어 실력을 좀 더 늘리고 싶은 학생들이 있으신가요? {Step 3}과 {Step 4}를 이제부터 무한반복, 무한 재생하시면 됩니다. 단어 외우고, 다시 큰 소리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한다고 상상하면서 읽고, 또 단어 외우고, 또 큰 소리로 읽고...


{Step 5}

-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단어도 좀 외웠고, 큰 소리로 읽는 것에도 좀 익숙해졌으면, 이제부터는 글을 씁니다. 네.. 영어로 작문을 하는 겁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문학비평 에세이를 쓰기는 어려우니 자기가 읽은 한국말 번역본 및 여태까지 최소 수십 번 읽은 Plot Overview를 바탕으로 자기 나름대로의 줄거리 요약문을 작성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번 이렇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ㅎㅎ


‘Romeo and Juliet’ is a story about young lovers from two rival families in Verona, .....


100 단어도 좋고, 200 단어도 좋으니 절대로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써보는 겁니다. 인내심을 갖고요.. 여태까지 수십 번 읽은 Plot Summary에 등장했던 문장들 중에 기억나는 고급진 어휘와 문장이 있으면 그것도 한번 옮겨 적어 봐도 좋습니다(단, 나중에 학교에서 실제로 에세이 쓰라고 할 때는 베껴 쓰시면 안 됩니다. 그건 표절이고,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어요..ㅎㅎ). 일단 무조건 영어로 글을 써보는 훈련을 해본다는 느낌으로 써봅니다. 짧게 써놓고 Plot Overview 반복해서 읽으면서 글에 점점 살을 붙여가며 퇴고해나가는 훈련을 해도 좋아요.


이제 대충 감을 잡으셨나요?


네. 맞습니다. 국제학교 영어 수업 준비하는 것은 오로지 2가지로 귀결됩니다. 토론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조리 있게 글 쓰는 작문능력...!!!


이 두 가지로 모든 승부가 갈립니다. 1년에 제법 긴 분량의 에세이를 대여섯 개 이상 써야 합니다. 학기말에는 oral test를 보기도 하는데, 7, 8분에 달하는 speech를 학생들 앞에 서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도 조리 있어야 하고, 그에 앞서 contents가 탄탄해야 합니다..


따라서, 출국하기 전에 이 두 가지 능력을 집중적으로 기르셔야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인 우리 자녀들은 원어민과 같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잘 써 놓은 문장을 되풀이해서 읽고 옮겨 적어서 '모방'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새 한국학교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때만 해도 거의 99%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말하거나 칠판에 적은 것을 학생들이 공책에 옮겨 적는 게 한국 학교 교실의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국제학교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한국학교에서 하던 것처럼 발표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학교 선생님은 '저 학생은 수업에 기여(contribution) 하지 않는 학생이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를 하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나대야(?) 합니다. 튀어야 한다고요~~~ 그런 면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너무나도 소극적이고 수동적입니다.


틀리는 걸 심하게 두려워합니다. 체면을 너무 중시하고요. '발표했다가 틀리면 어쩌지? 다른 애들 보기에 창피한데...' 이렇게들 생각하죠. 근데, 사실 선생님들도, 같은 반의 친구들도 내가 틀리는 거에 대해서 솔직히 관심 없어요.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다른 친구들은 나에 대해서 아예 관심 없어요.. ㅎㅎ 왜냐하면 그 친구들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니까요. 그 친구들은 남들 눈치 전혀 안 봐요. 틀려도 ‘쪽팔려’ 하지도 않아요. 한국 학생들도 얼굴에 좀 철판 깔고 약간 나대야(?) 합니다. 소극적이고 틀리는 거 두려워하는 학생들은 국제학교에서 견디기 너무 어려워요. ㅠㅠ




이야기가 좀 샛길로 샜네요.. 다시, Sparknotes 이야기로 돌아와서, 시간이 나면 Study Guide 섹션에 있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 유명한 quote 등을 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Study Guide 섹션을 빠져나가기 전에 Main Idea라는 섹션을 한번 집중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남는다면 거기서 모르는 단어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내용에 익숙해지기 바랍니다. 나중에 에세이 쓸 때 이 부분을 반드시 참고하게 될 거니까요...


지금까지 공부 방법 설명드린 거 듣고 나니 숨이 턱 막히나요? 네.. 이해합니다.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쉬우면 재미가 없잖아요... 한번 도전해 보는 게 멋진 거 아닐까요? 물론, 하다가 너무 지겨우면 옆에 있는 Video Plot Summary를 보면서 머리를 식히시기 바랍니다.


영어를 읽는 것으로도 짜증 나 죽겠는데, 영어 동영상을 보니 더 짜증 난다고요? ㅎㅎ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학생이 국제학교에 머무는 3, 4년 동안 계속해야 할 일입니다. 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네 어쩔 수 없어요. 즐겨야죠!!!




자 이런 식으로 작품 1개의 사이클을 완성하는 겁니다. 셰익스피어 작품 전체를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의 학년에 맞게, 예를 들어 8, 9 학년으로 가게 되면 '한여름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혹시 시간이 남으면 '십이야'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보통 이 3편 중에 한두 편을 배우는 거 같더라고요.


9, 10학년이라면 대개 비극을 배우던데, '맥베스', '리어왕', '햄릿'을 권해드립니다. 많지는 않지만 '템페스트'나 '줄리어스 시저', '리처드 3세'등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어서 이 작품을 배우는 학교들도 가끔 있습니다.


너무 욕심내지 마시고, 출국하시기 전까지 학년에 맞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두 개, 시간이 허락하면 세 개 정도만 위에서 말씀드린 사이클에 따라 완벽하게 훑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다음 편에는 '유튜브를 활용한 셰익스피어 작품 익숙해지기'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영상세대이다 보니 유튜브에 좀 더 친숙할 텐데요, 유튜브에도 셰익스피어 공부하는데 도움되는 영상이 많습니다. 몇몇 영상은 정말 질이 좋아요.. 그거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그때 뵐게요..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