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짓누르는
걱정의 무게 덜어내기

Daily Calm_가벼움

by Ho Cap

오늘의 명상을 들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깨달았던 '걱정의 무게'가 떠올랐어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과정에서 가방의 무거움이 걱정의 무거움과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IMG_6521.jpeg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한 나의 배낭, 스틱, 신발

산티아고 순례길은 800여 km를 매일매일 걸어 나가야 하는 길이에요. 그래서 배낭 하나에 모든 짐을 넣고 걷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저는 짐부터 잔뜩 채우기 시작했어요. ‘혹시 부족하면 어쩌지’, ‘불편해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계속 떠올라서 옷과 신발, 여행용 물건들을 하나둘 더 넣었죠. 빨래를 못 할 상황, 잘 마르지 않을 상황이 걱정되고, 쉬는 동안 그래도 후줄근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들을 계속 챙기다 보니 가방은 금방 무거워졌어요. 결국 그렇게 무겁게 들고 온 가방은 저의 다리를 지치게 했습니다. 결국 정강이에 통증이 점점 커지면서,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와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어요.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커지는 통증 때문에 ‘내일도 걸을 수 있을까’, ‘완주를 못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들이 이전의 걱정 위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어요.


이렇게는 계속 걸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12일 차에 부르고스라는 대도시에서 쉬어가기로 했어요. 걷지 않고 잠시 쉬면서 가방을 바닥에 펼쳐놓고, 제가 들고 온 것들을 한참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지금,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이 질문을 기준으로 물건들을 하나씩 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 것들,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것들, 그냥 불안해서 넣어둔 것들을 골라내다 보니, 2kg 정도 되는 짐을 우체국을 통해 산티아고로 보내버렸어요. 그리고 그 후에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단 2kg이 빠진 가방은 너무나 가볍게 느껴졌어요. 그러니 발걸음도 편해지고, 통증도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그리곤 점점 통증이 사라지면서 이 길의 충만함을 더욱 만끽할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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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기 전의 가방과 덜어낸 짐을 도착지로 보낸 우체국 운송장

그때를 돌아보면, 제 가방의 무게는 단순히 물건의 무게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혹시나’에 대한 걱정,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자만이 겹겹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감정의 무게이기도 했습니다. 걱정을 줄이고 싶어서 짐을 더 채웠는데, 걱정은 그대로였고, 제 몸에는 더욱 무리가 됐죠. 그런 저를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도착할 있게 한 것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지금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든 짐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보는 과정을 해본 것이었죠. 그 과정을 통해 가방 속뿐만 아니라, 내 마음속의 걱정도 세세하게 살필 수 있었어요. 덕분에 가방의 짐을 덜어내듯, 마음속의 짐도 덜어낼 수 있었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나서 많은 것을 깨달았지만, 여전히 덜어내지 못하는 걱정의 무게도 많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그렇게 무거워질 때쯤에는 순례길에서 그랬던 것처럼, 잠시 멈춰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마음속의 짐을 조금만 덜어내면, 내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한결 가벼워짐을 경험했기 때문이죠. 여러분도 지금 내 몸과 마음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 힘이 들다면, 잠시 멈춰서 이 질문을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걱정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
지금 필요하지 않다면, 잠시 덜어내어 어딘가로 보내두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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