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시니어의 스마트폰 활용 현황과 교육 방향

by 최학희


지인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 몇 분을 만났다.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법'이라는 제목의 편한 교육이었다. 70-80대 분들과 1-2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순서는 '현재 활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기능과 희망하는 사항'부터 시작했다.





KakaoTalk_20190129_193605594.jpg?type=w966




노인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대로 문자보내기부터 어려워 하고 있었다. 당연히 카카오톡과 SNS에 대해서는 조금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데 왜 이러한 교육내용과 현실의 큰 차이가 있을까?


먼저, 어르신 입장에서는 정말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 마치 주산을 잘 사용하고 붓글씨를 잘 쓰면 인정받던 시대를 거쳐 타자기를 잘 사용하면 인정받던 때가 있었다. 처음 컴퓨터가 나왔을 때는 타이핑 속도가 중요해서 그 기술을 연마했던 기억이 난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쉬워보이는 스마트폰이 마치 이런 경험이 아닐까? 한 번 타이핑을 쳐 보다보면 요령과 기술이 늘어나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르신 입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즉, 너무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은 당연시하는 것이다. 어르신 입장에서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연습을 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창피하거나 누구에게 묻더라도 쉽게 시간을 들여 반복적으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을 수 있다.


둘째는 교육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교육의 후원은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 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입장에서는 보다 차별적인 것을 강조할 수 있다. 공공기관입장에서도 충분한 기본기없이 다음 단계를 요청할 수 있다. 특히 강사입장에서는 교육으로 얻는 수입을 생각할 때 수강생입장에서 과도한 내용을 빨리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수 도 있어 보인다.


나아가 어르신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 단순한 전화기능으로만 인식할 수도 있다. '전화+컴퓨터+인터넷'이 종합적으로 이뤄진 신문물임을 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찍고, 녹음을 하고, 유투브의 놀라운 세상의 정보를 접하고, 문자서비스 수신자에 상대방 이메일주소를 넣으면 메일이 된다는 등의 사실에 놀라하셨다. 왜 꼬맹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그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소통을 하고,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일을 해 나가는 모습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었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혹시라도 실수하면 과도한 비용이 나가는 뭔가 자유롭게 만지기에 두려운 존재로 각인되어 있는 모습도 엿 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르신들과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다음의 교육방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1. 하루에 딱 한 가지 기능만 배운다. 이를 반복하고, 숙제를 하고, 어르신이 어르신이 가르치는 연습을 한다.


02. 교육과정은 '스마트폰의 기본 이해(삶의 관점에서), 기본 과정(문자보내기, 사진/동영상 찍기, 유투브검색, SNS계정 만들기), 생활밀착형과정(온라인쇼핑, 금융거래, 화상통화, 매장 포인트 적립 등)으로 나눠서 진행하면 좋겠다.


03. 나아가 학습과정을 거친 어르신에게 '어르신 스마트폰 활용 강사'자격증을 줘서, 노인일자리 과정으로 만들면 좋겠다.


04. 어르신간의 학습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 교육과정을 '책자, 동영상' 등으로 콘텐츠화해서 확산하는 방식도 좋겠다.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생활밀착형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한 콘텐츠가 늘어나면 좋겠다.



우리는 가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그들이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제공해야 한다. 시니어교육이 정말 그들의 숨어있는 니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가지 좋았던 점은,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면서 어떤 말을 쓸까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 어르신들은 손자녀를 향해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같은 내용이었다. 여자 어르신들은 '이번 설날에 뭘 해 주면 좋겠니? 요즘 힘드지?'와 같은 감성메시지였다. 이야기 끝에 남자 어르신의 메시지를 바꿨다. '이번 설 날에 재밌게 놀자'로... 생활밀착형 스마트폰 교육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본 시간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징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