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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도 Aug 04. 2023

2. 이력서와 서류 제출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다 -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 101 

지원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기본 서류는 어려울 것 없지만, 역시 이력서/자기소개서와 프로그램 에세이가 가장 힘든 관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이력서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 게 무려 4년이나 됐다. 실로 오래간만의 이력서를 열어, 그 간 했던 프로젝트와 바뀐 직무들을 업데이트하고 예쁘게 닦아 광을 냈다. 


사실 이력서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업데이트하는 게 좋다. 공식적인 글로 나의 업적(?)과 직무 등을 써내려 가다 보면, ‘나 자신, 그동안 열심히 살았네.’ 라던지, ‘이 부분은 좀 더 보완해야겠는데?’라는 대략적인 틀이 잡힌다. 자기 객관화를 함으로써 메타인지도 키우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비판과 평가는 중요하다. 또한 스스로의 공로를 인정해 주는 것도 마찬가지. 그래도 여태 헛걸음은 아니었구나, 잘했다.라고 칭찬해 주자. 


보통 자기소개나 성격의 장단점 등을 기재하는 칸이 있는 국내용 이력서/자기소개서와는 달리, 해외에서 요구하는 이력서는 자유형태로, 경력이나 학력, 특기 등을 목록형태로 표기하게 되어있고 따로 자기소개란은 없다. 따라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훨씬 심플하고 보다 직관적으로 이 사람의 객관적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력서(resume) 외에 커버 레터(cover letter)를 쓰기도 하는데, 커버 레터에는 핵심적인 본인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지원하는 이유 등을 간략하게 작성하여 약 A4 삼분의 일~ 반 페이지 정도로만 써서 이력서와는 별개로 제출한다. 




공유하고 싶은 나만의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팁이라면: 

1. ‘부족함 없는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나…’라던지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와 같이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는 부디, 꼭, 반드시 피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 1n 년 차이다 보니 전 직장, 현 직장에서도 타인의 이력서를 볼 기회가 많은데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이력서가 위와 같이 시작한다. 내가 읽어도 진부하다 싶으면 과감하게 지우고 다시 쓰자. 

2. 이래저래 글자수를 채우기 위해 엿가락 늘이듯 질질 끄는 문장들보다 오히려 깔끔하게 목록형식으로 정리하고, 제목과 내용을 나누어서 '읽는 사람을 고려'한 노력이 드러나는 자기소개서가 좋다. 언제나 이력서, 자기소개서는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수십 수백 명의 경쟁자 사이에서 나를 평가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써야 한다.

3. 스토리텔링의 시대이다. 광고도, 제품도, 나 자신도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야 잘 팔린다. 장점이나 단점, 혹은 경력 상 특이사항을 적을 때 두루뭉실하고 모호하게 적지 말고, 해당 사항에 연관된 스토리를 정확한 예시와 함께 어떠한 가르침을 얻었는지 적어내자. 언제나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새내기여도 각자의 삶에는 이야깃거리가 충만하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추가로, 자격 요건에 조금 떨어진다고 하여 지원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3년 차 경력직을 뽑는데 2년 경력밖에 없다거나, 마케팅 전공자를 뽑는데 정치학을 전공했다거나 하는 이유 등으로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이다. 만일 내가 관련 업무 경력이 있고, 2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3년 차만큼의 일을 해냈고 또 해 낼 자신이 있다면 자신 있게 작성해서 제출해 보자. 엉성한 3년 차보다 똑 부러진 2년 차가 백 배 낫다. 면접자 입장에선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고, 만에 하나 아쉽게 자격 요건이 미달되어 면접까지 진행이 되지 않더라도, 내 기억에 남는 지원자는 다음 기회에 우선순위로 연락을 한다. 




이번 MBA 대학 지원에는 커버레터 요청이 없었기에 이제 남은 것은 에세이. 영어로 글쓰기는 어렵지만 아마존의 글쓰기 문화는 그야말로 인정사정없기 때문에 에세이를 쓸 때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었다. 

영어권 동료들도 지쳐 고개를 젓곤 하는 아마존의 '전설적인' 글쓰기 방법은, 객관적이고 심플하면서도 정확한 정보만을 정해진 양식에 맞추어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서를 읽어줬을 때 엄마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문서이다.'라는 조언도 있다. (하지만 엄마가 엔지니어 출신이시라면..?) 프로젝트를 할 때 워낙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비전문인도 쉽게 이해해야 해서 나온 조언이 아닐까 싶다. 

또한, ~가 예상된다, 라던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등의 모호한 표현은 피해야 한다. 모든 것을 정확히 수치로 제시해야 하는데, 특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예상값을 계산하고 데이터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출처: https://managebetter.com/blog/writing-at-amazon


항상 프로젝트만 객관화하고 수치화했다면, 이번엔 나를 객관화하는 에세이를 써보자. 나의 배경 그리고 나의 미래 목표에 대한 가치를 제시해 보자! 이런 에세이는 나도 처음이기에 왠지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조금 들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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