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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도호도 Aug 20. 2022

게하 스텝이 되었다 숙소에서 빈대가 나왔다(1)

제주살이 2일차 2022년 8월 2일

게스트하우스(이하 게하)에 입실을 하였다. 게하라고 썼지만 사장님들이 숙박 사업은 거의 접고 카페와 식당 운영에 집중하기로 하셔서 사장님 두 분의 집 겸 스텝 숙소였다. 내가 묵기로 한 독채 1인실(야호!)은 오래 사용을 안 했는지 먼지가 꽤 쌓여 있었다. 괜찮다. 나는 지금 처음으로 생긴 '내 방'에 굉장히 설레어하고 있는 중이니까.


방충망만 남기고 방문과 창문을 모두 열었다. 마스크를 끼고 ‘청소 노래’도 세팅한 다음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하였다. 앞으로 두 달간 내가 살 공간이니 창틀 구석까지 깨끗하게 닦았다. 마땅한 청소 도구가 없어 물티슈로 바닥을 닦고 있으니 때가 잘 닦이지 않았다. 방바닥을 5번 정도 닦았는데도 물티슈는 계속 더러웠다. 한 여름의 제주는 찜통 속이어서 땀이 줄줄 흘렀다. 바닥 닦고, 땀 닦고, 바닥에 떨어진 땀 닦고... 기력이 소진되는 게 느껴졌다. 바닥 청소는 내일마저 하기로 하였다.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에어컨을 틀었다. 세상에…! 에어컨에 곰팡이가 잔뜩 슬어있었다. 유튜브에서 에어컨 청소 영상을 검색해 보고 따라 했다. 1분 만에 포기했다. 이 모델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다. 게하 사장님께 에어컨 청소를 요청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돈을 내가 내더라도 에어컨 청소는 해야겠고, 청소 업체 예약이 엄청 밀려있을 것 같은 직감에 우선 업체에 전화를 돌렸다. 한 업체에서 내일 시간을 내서 와주겠다고 하였다. 일이 잘 풀리는 예감에 기분이 좋았다.


사장님께 에어컨 청소 업체를 불렀다고 이야기했다. 사장님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셔서 나도 고개를 15도가량 기울이고 눈썹을 추켜올렸다.(읭? 왜 그러시죠?) 사장님은 업체를 불러 이미 모든 에어컨 청소를 하셨다고 했다. 그런데도 왜 속까지 곰팡이가 슬어있었는지 궁금했지만 제주가 너무 습해서 그러려니 했다. 어쨌든 내일부터는 깨끗하고 상쾌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으니까 말이다.



게하 입실하고 얻은 1인실. 생각지 못한 독채 1인실에 기분이 너무 좋다.
청소 후 침대 위치를 바꿨다. 어딜 가나 요가할 공간은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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