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사진강의 노트 #12
“사진은 프린트(인화)해서 봐야 한다.”는 올드스쿨의 정서 클리셰(라고까지 하면 너무 야박한 느낌이 들지만)중 하나다.
저 말은 사진을 밀착(contact print, contacts)이나 필름 상태로 보고 판단하지 말고, 일정한 크기 이상의 인화물을 보며 판단하라는 뜻으로, 135 포맷의 부흥기 때 만들어진 생각이라고 추측된다.
왜냐하면 135 포맷을 기준으로 밀착인화된 사진은 겨우 36mm X 24mm 밖에 되지 않으니 보통 사람의 기준으로 보자면 겨우 우표보다 좀 큰 크기다. 사진이란 촬영자가 의도치 않은 정보도 많은 양이 포함되기 마련인데, 그런 정보들이 작은 크기로 집약된 상태인 필름이나 밀착 상태에서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테면 작은 사이즈로 보았을 때는 초점이 정확히 맞은 것으로 보였는데 크게 프린트해 보면 초점이 맞지 않았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해서 프린트를 하니 그제야 어딘가 모르게 구성이 어색하거나 쓸데없는 피사체가 나타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밀착에서 한 번 채를 쳐 걸러내고 그다음 것들은 적어도 어느 이상 사이즈로 직접 ‘물질화’ 해서 보며 다시 걸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최종 적으로 보는 사람과 마주하는 것이 바로 인화된 사진이니까.
물론 요즘 같은 기술발달 시대에서 사진-이미지-의 최종 소비형태가 종이가 아닌 스크린이 되었는데 저 “프린트”로 보라는 말이 의미가 있겠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그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면, 일반적인 “감상”목적이면 정말로 화면으로만 즐겨도 좋지만 만약 촬영자의 입장에서 사진을 더 잘하고(?)싶다 라는 목표가 있다면 프린트로 보는 행위가 지름길이자 정도이자 왕도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인화물을 ‘여러 장’ 한 번에 눈으로 보는 과정이 자신의 이야기(사진화된)를 일목요연하게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옳은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강의를 듣고 기억하는 것과 들으면서 노트정리를 한 후 그 노트를 볼 때 얻을 수 있는 총정보량의 차이라고 해도 되겠다. 음. 어쩐지 좀 시시한 예시군요.
일단 간단하게 요약을 해 두자면, 프린트(인화물)를 보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크게’ 만들어 제대로 된 디테일을 본다는 부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여러 사진들을 ‘큰’ 상태로 ‘묶어서’ 여러 장을 직관적으로 보며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렇게 자신의 사진을 전체적으로 보는 복습행위 만으로도 작업자 스스로 자신이 어떤 현상을 주로 바라보고 추구하는지 정리하기 수월 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발전에 가속도를 더해준다.
위 수업시간을 찍은 사진들처럼 실제 사진의 제도권 교육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진 비평 수업이다. 그리고 이때 작업자와 관객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최종 인화물들 뿐이기에 작업자들은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보일지 늘 염두에 두고 비평에 참여함은 당연하다.
모니터라는 한정된 물체를 바라보는 것보다 몇 배나 큰 재미와 이득(?)을 선사하는 인화물로 사진 보기, 해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드세요? 안 드신다고요? 아니 제발... 한 번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