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내일은 경찰서에 가는 날이다.
바로 저번주에 인터넷 상거래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금요일에 사기를 된통 당하고, 어제인 월요일에 사건 접수를 했고, 내일(오늘)인 수요일에 보다 상세한 사건 진술을 위해 경찰서에 출두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얼마나 사람이 부주의하고 혼을 반쯤 빼놓고 다니면 그렇게 인터넷 상거래에서 사기를 당할 수가 있냐고 질책해 주시는 여러분. 맞습니다. 여러분 말씀이 백번 맞고 말고요. 그런데 사람이 눈이 돌아가면 정말 별짓을 다 벌인다는 말도 맞더라고요.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요 며칠 동안 내 버짓과 실용성을 따져봤을 때 현재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카메라라고 생각한 제품이 중고장터에 턱 하고 나타난 것이다. 나는 카메라 장비를 유별나게 까탈스럽게 골라서 사용하는 편이라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카메라와는 평소부터 거리가 먼 편이다. 그러니 내가 이거다 싶은 흔치 않은 카메라가 장터에 아주 좋은 가격에 올라왔으니 “돈을 줄 테니 물건을 내놓으시오!”모드가 발동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중고거래 내역도 확인해 보고 사기의심 계좌인지 조회도 해 보았으나 단 하나, 조회해보지 않은 사기의심 전화번호에서 그놈이 사기꾼이란 단서를 놓치고 만 것이다.
매니악한 물건이 주말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직거래가 아닌 택배거래 물건으로 장터에 올라온다면,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의심해 보시길 바랍니다. 안 그러면 저처럼 경찰서를 들락거리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