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 속 이상한 나라
뉴욕은 그 들끓는 에너지 때문에, 반대로 가끔 너무나 고요한 곳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늘 주체하지 못해 폭발하며 흘러넘치는 그 에너지들이 사실 나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필연적으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 발자국만 거리를 두면 그 거리감의 이미지가 거짓말 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
소리없이, 끊임없이.
제발로든 아니면 어떤 힘에 휩쓸려왔든 아무튼 토끼굴을 지나 이상한 나라에 툭 놓여진 '너나 나, 우리 모두 다 이방인.'이라는 감각.
나는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
"놀이공원에 입장권만 들고 들어온 느낌이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