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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do Lee Jul 11. 2019

From Baltimore to New York

볼티모어에서 뉴욕으로


내가 뉴욕에 이사를 가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갑작스레 닥친 사고 때문이었다. 졸업 후 볼티모어에서 잠시 머물며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던 기간, 서블렛으로 머물던 Lanvale Street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왔다. 대낮에, 창틀을 뜯고, 내가 집 안에 있을 때. 그것은 7월 5일의 일로, 독립기념일이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집 바로 앞의 공동묘지로 숨어드는 마약상인들과 그들을 쫓는 경찰헬기, 보통의 승용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나오는 사복경찰 등을 늘 보며 지냈음에도, 나는 어째서 그런 일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 당시 비자 문제로 신경이 머리끝까지 곤두섰던 나는, 집안으로 들어온 그 패거리들을 룸메이트의 친구로 착각해 멋도 모른 체 대체 누구를 찾는 거냐며 그들을 향해 꽥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반 나체 상태로 히스테리를 부리는 동양인을 보고 도망을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들을 도망가게 한 것이 대체 어떻게 생길 수 있었던 일인지, 지금 생각하면 오싹하기만 하다.  


그 날, 나와 룸메이트들은 그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각자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7월 5일, 어제, 집에 강도가 들었다. 7월 6일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


7월 15일, 뉴욕에 올라와 집을 계약했다


나보다 먼저 뉴욕에 자리를 잡은 친구들이 몇 있었고, 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빨리 집을 찾아 계약할 수 있었다. 뉴욕은 볼티모어에서 이사를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대도시였다. 뉴욕이 안전하기 때문에 이사를 왔다는 말을 들을 때 보여주는 뉴요커들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은 내가 볼티모어에서 왔다는 말을 하는 순간 납득의 표정으로 금세 바뀌었다.



7월 25일, 볼티모어에서 모든 짐을 정리하고 U HAUL 벤을 빌려 짐을 싣다


무엇이든 직접, 최저비용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도해 본 렌탈벤 이사는 내게 이런 교훈을 주었다. "전문 업체가 있는 일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니,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라는.


7월 26일, 뉴욕에 도착해 캠핑장비를 펴 놓고  첫날을 지내다


8월 8일 모든 정리를 끝내고, 카디널스 게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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