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날 풀린 맑은 날 미세먼지는 요 근래 함께 있다. 내 정신은 맑은데 누군가 껴있는 것처럼. 가까이 있는 것은 분명하게 보이는데 저 멀리 보면 뿌연 미세먼지처럼 난 목적이 뚜렷한데 미래는 막막하다. 그래서 또다시 점 보러 예약을 했다.
같은 사주집이다. 어떠한 미래를 예측해 주었고 위로를 분명 받았건만 또다시 불안해져서는 예약을 해버렸다.
배우의 길은 정말 재밌으면서도 자신 있으면서도 결과는 아늑하다. 미세한 감정 떨림이 얼마나 어려운지 티브이에 나오는 모든 영화 드라마 배우들이 그토록 지독한 연습을 해왔던 것인지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면 내 마음까지 읽는 것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엔 배우를 그만두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뜨고 그 속엔 어느 정도 주연을 맡았던 인물들도 포기하는 영상을 보게 된다. 난 단역조차 못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사기가 또 꺾인다.
연습의 방향을 모르겠다. 대사 외우지 말고 장면을 외워야 하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짜보는 연습도 해보는 것. 감정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느리게 연습해 보는 것. 카메라 앞에서 독백을 계속해서 해보는 것.
이 연습이 맞지만 어디까지가 맞는지 개인레슨을 받고 싶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스터디를 열심히 해보는 수밖엔 없다. 그 스터디가 도움이 되는 것은 남들 앞에서 연기하는 연습인데 그 연기의 코칭을 받을 순 없다.
아침 일찍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연습할 시간은 앞으로 5-6시간. 점심시간 빼고.
열심히 해서 8시 수업에서 칭찬받고 싶다 많이 늘었다는 칭찬.
정말 다행인 것은 새로 옮긴 학원에서 몇 해를 배우로 지낸 사람들과의 연기수업을 들어도 될 것 같다는 평가이고 계속해봐야겠다 다짐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누군가는 겉으로는 응원 속으로는 왜 저럴까 싶기도 할 수도 있지만 남들의 시선은 사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 의지를 바로 잡는 것이 가장 힘든 사실이다.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나도 애순이엄마처럼 그만 나와서 울려라 이런 심금을 울리는 배우가 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