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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무호두 Jun 29. 2019

특별한 날의 채식요리

초보채식러의 손님 초대상

작년에 손님 초대하면서 만들었던 감자 뇨끼다.


감자를 삶아서 통밀가루 조금 넣고 반죽한 후 살짝

삶는다. 그리고 마늘 듬뿍, 페페론치노 약간과 느타리버섯을 볶다가 삶아놓은 뇨끼를 넣고 휘리릭 볶으면 끝나는 요리. 감자 뇨끼를 넣은 알리오 올리오라고 보면 된다.


예쁘게 모양도 내고 싶었지만, 워낙 곰손이라 뇨끼 모양이 투박하다. 그래도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뇨끼와 같이 곁들인 샐러드. 시금치 성애자답게 시금치를 듬뿍 올리고 방울토마토를 올렸다. 위에 토핑으로 올린 것은 볶은 귀리와 통밀빵 조각. 소스를 뿌린 사진을 못 찍었는데, 발사믹 글레이즈를 뿌려먹으면 맛있다. 아니면 가장 기본으로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 소금, 후추만 뿌려도 상큼한 맛이 훅 올라온다. 샐러드가 빨리 동이 나서 바로바로 리필했다.


병아리콩 후무스도 만들었다. 평소에도 자주 만들어 먹는 요리지만 손님 초대상이니 렘킨 그릇에. 전통적인 후무스에는 올리브 오일과 참깨로 만든 타히니 소스, 그리고 큐민이 들어가지만 나는 통참깨를 넣어 드르륵 갈아버렸다. 큐민은 좋아하지 않아서 파슬리로 대체. 보기 좋으라고 파프리카 파우더를 뿌리고 구운 병아리콩도 올렸다. 당근이나 샐러리를 찍어먹는 디핑소스로도 좋다.


생토마토와 홀토마토 캔을 넣고 토마토 수프도 만들었다. 샐러리도 잘게 썰어서 넣어주면 맛의 레이어가 더 생긴다. 현미로 만든 마카로니를 넣어서 씹는 맛과 포만감도 좋다. 통밀빵을 오븐에 살짝 구워 크루통으로 올렸다.


초딩 손님을 위한 감자 오븐구이. 감자에 소금과 파슬리, 로즈마리, 오레가노 등 각종 허브 가루와 올리브 오일을 뿌려서 굽기만 하면 된다. 살짝 탄 부분은 오려내고...

이건 다른 날에 만든 렌틸콩 커리다. 양파 듬뿍과 각종 야채를 넣고 볶다가 가람 마살라와 펜넬 그리고 강황가루를 넣고 볶볶.


토마토와 불려놓은 렌틸콩도 넣고 볶다가 야채 스톡을 넣고 뭉근하게 끓이면 끝. 접시에 현미밥과 함께 올리고 고수도 살짝.

쌀쌀한 계절에 만드는 요리는 여름의 그것보다 은근 손이 더 가기 마련이다.


이건 시금치 성애자의 시금치 페스토 주키니 파스타. 주키니와 새송이 버섯을 길게 썰어 볶다가 현미 스파게티를 넣고 볶는다. 그리고 불을 끈 후에 만들어놓은 시금치 페스토를 넣고 휘리릭 섞으면 끝.


시금치 페스토는 아무 견과류나 넣고... 사실 잣을 넣으면 정말 맛이 좋다. 하지만 잣은 너무 비싼 관계로 호두로 대체했다. 어쨌든 시금치, 볶은 호두, 레몬즙, 소금, 후추, 약간의 올리브 오일을 넣고 블렌더에 갈면 된다. 뉴트리셔널 이스트를 넣으면 고소한 맛이 증폭되지만 없으면 안 넣어도 무방하다.

후식으로 먹은 오렌지
통밀빵도 곁들였다.

나에게는 두 달에 한 번씩은 집으로 초대해서 음식 대접을 했던 언니 두 분이 있는데, 그중 한 언니가 독일로 이민을 갔다. 곰손의 요리도 맛있게 먹어주던 언니들이었는데... 당분간은 손님 초대상은 없지 않을까 싶다. 마음 편하게 집으로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든다.

내년에는 셋이서 독일에서 보자고 했는데. 그 약속이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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