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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무호두 Feb 28. 2020

불안한 날에는 소이라떼를

비오는 날의 소이진저솔트라떼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마음이 들썩대는 요즘이다. 

밖에 나가기도 애매하고, 사람 만나기는 더욱더 꺼려진다. 

코로나와 더불어 공포와 혐오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퍼진다.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볼 수록 그 안에 끌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요새는 인터넷을 보는 시간을 줄이려 노력중인데, 카톡으로 사람들이 퍼나르는 뉴스들은 

안보기가 힘들다. 모두 불안해서 그럴 것이다. 

몸 컨디션이 안좋은 듯해서 잠깐 뒷산으로 걸으러 나가려고 했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래도 이왕 마음 먹은 거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조깅 트랙을 걷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살살 걸어다니니 그나마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돌아와서 소이 라떼를 만들어 마셨다. 

이럴 때 일수록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을 찾아야 하는 것 같다. 

요새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은 소이진저솔트라떼. 

이름이 거창하지만 그냥 에스프레소에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것이다. 

거기다가 생강가루, 죽염 반의 반꼬집을 넣고, 시나몬 스틱을 넣어저으면 끝이다. 

자주 가는 블로그에서 소이라떼에 블랙솔트를 넣는다는 글을 보고 나는 죽염을 넣어보았는데. 

이건 정말 맛의 신세계였다. 라떼에 시럽을 넣기보다 소금을 아주 살짝만 넣어보시라. 

소금이 두유의 고소한 맛을 쭈욱 끌어올린다. 

그 블로그 주인장은 생강은 즙을 내어 얼려 큐브를 만드신다는데, 

나는 녹즙기는 없어서 집에 구비해둔 생강가루를 살짝 넣었다. 

그리고 시나몬 가루를 뿌리거나 시나몬 스틱을 꽂아 놓으면, 완성. 


두유는 시판 되는 것들 중에서는 매일 99.89 두유가 맛있었다. 

이건 스타벅스에서도 쓴다고 한다. 

스타벅스에는 두유 옵션이 있어서 갈 때 마다 카푸치노의 우유를 두유로 바꿔 마시거나, 

얼그레이 티 라떼를 두유로 바꿔 마시는데, 맛이 꽤 괜찮다. 얼그레이 티 라떼는 기본으로 바닐라 시럽이 들어가니, 시럽이 싫으신 분은 빼달라고 하거나 양을 줄여달라고 하면 된다. 


나는 집에서 두유를 만들어 먹기 때문에 요새는 매일 두유를 사지 않지만, 두유 만들기 귀찮으신 분들은 

시판 두유를 사서 데워 에스프레소에 섞어서 소금을 살짝 뿌리면 고소한 맛의 소이라떼가 완성된다. 


얼그레이 티로 얼그레이티 라떼를 만들어 마시려면 일단 뜨거운 물 약간에 얼그레이티를 진하게 우려낸 다음, 

데운 두유를 넣어준다. 여기에도 소금을 살짝 넣어주면 맛끌올 성공이다. 

 

소이진저솔트 시나몬 라떼- 가루때문에 지저분하게 보이는데.. 시나몬가루다. 

오늘 하루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든 공포와 혐오, 불안에서 스스로를 지켜나가시길 바라며.. 

꼭 소이라떼 아니더라도 차 한잔씩 드시며 평온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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