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열무호두 Jun 22. 2019

우유는 건강한 음식일까?

류마티스 관절염과 우유의 상관관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그런데 친구의 얼굴빛이 영 좋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나서 발병한 류마티스 관절염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거였다. 그녀가 손가락을 보여주었는데, 새끼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휘어있었다. 걷기도 힘들어서 걸어서 십분 정도의 거리도 택시를 타고 다닌다는 얘기를 했다. 많이 아플 때는 스테로이드 약을 매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을 자주 써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그녀에게 이 병은 참으로 힘들게만 느껴질 듯했다.


작년에 봤을 때만 해도 얼굴 빛도 좋고 건강해보였는데 몇 달 사이에 다시 발병한 모양이었다.


아주 몹쓸 병이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봐주며 음식을 해주던 친정 어머니가 무릎이 안좋아 자기 집에 오지 못하게 되자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을 먹이려고 우유를 사다놓고 자기도 마시고 했던 것이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완전 비건으로 산지 이제 일 년이 되어가는 초보 채식러의 열정을 불태우면서 그 자리에서 구글에 검색을 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rheumatoid arthritis. 이 뒤에 dairy  food 라는 단어를 붙여서 검색했더니 많은 결과들이 나왔다.


https://www.healthline.com/health-news/beef-milk-bacteria-may-have-negative-impact-on-rheumatoid-arthritis


https://www.nhs.uk/news/food-and-diet/bacteria-found-milk-and-beef-linked-rheumatoid-arthritis/

우유와 소고기가 꼭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한다는 내용이었다. 우유와 소고기에 들어있는 특정 단백질과 박테리아가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



친구는 이미 작년에 내가 채식을 시작했을 때 만난 적이 있었던 터라 내가 당연히 이렇게 말할 줄 알았는지, 이제 우유는 안 마시고 두유를 마셔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고기는 안심만 먹어야겠다고....


다음날 나는 이 링크를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친구는 우유를 끊겠다고 말했다. 보내고 나서 왠지 후회가 되는 마음이 들었다. 왠지 알고 있는 내용을 또 주지시키려고 한 것은 아닐까. 걱정한다는 마음인건지, 아니면 니가 몸 관리 잘 못해서 아프다고 말하는 것인지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내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은 그녀가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나와 같은 길에 들어서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긴 했던 것 같다. 채식 예찬을 할 때마다 왠지 광신도처럼 보이는 것을 아닐까 항상 주저하고 조심하면서도, 누군가 아프다고 말하면 이렇게 해외 논문 같은 증거를 들이대고 만다. 물론 우유와 고기가 건강에 나쁘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긴 하지만.

어쨋든 조심, 조심.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초보 채식러가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고 멀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이어터를 위한 쿠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