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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Aug 20. 2023

20대 구단주 - 2023 K7 리그 결산

아 승격할 줄 알았지~

플래그를 세우기 싫어서 글을 안 썼던 게 플래그가 되어버렸다.

기세가 너무 좋아서, ‘진짜 1위 하나?’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이 여러모로 너무 보였나 보다. 결국은 강제 겸손/반성으로 회귀.


어쨌건 최종적으로 회기 유나이티드는 3승 1무 1패로, 조 3위를 했다.


6팀 중 3위니, 따지자면 딱 중간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를 지기 전까지 1등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속이 조금은 쓰리다. 작년 꼴찌 팀이 올해 3위로 올라선 것은 고무적인 결과임이 분명한데도 1등에서 3등으로 추락했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상대성이론을 마침내 회기 유나이티드가 증명한 것이다!


다만 어떤 추억이 남았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나와 몇 명을 뺀 다른 선수들은 전부 순수 아마추어이다. 회기 유나이티드를 하면서 처음 축구를 해본 사람도 있고,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면서도 성실하게 모습을 드러내준 선수도 있다. 4라운드와 5라운드는 심지어 골키퍼도 없이 축구를 했다. 그러한 와중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경기를 이겨내면서 최종적으로 3승 1무 1패로 리그를 마무리한 것은 사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준 팀원들에게 제일 감사한 것은 당연한 일일 테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꽤나 후폭풍이 개인적으로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가! 싶었는데 고꾸라지고, 개인적인 소집해제와 대학교 방학까지 겹치면서 상당히 느슨해진 기간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기간에도 장호형과 함께 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가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축구팀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토론했지만 말이다. 회기 유나이티드에 대한 애정과 욕심은 그대로였지만,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한참 동안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정신노동을 수치화 한다면 볼만할 것이다. 누군가는 작은 조기 축구팀 운영하면서 유난이라고도 생각하겠지만, 결국 장호형과 내가 바라보는 건 이 팀을 하나의 구단으로써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여러 번의 계획과 수정을 거치고 있다. 최종적인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기대가 되는 점이다.


글을 쓰지 않는 몇 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그 당시에는 비밀이어서 쓰지 못했던 것도 있고, 계획에 아예 없어서 쓰지 않았던 것도 있다. 나중에 브런치를 통해 차차 풀겠지만 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나올 것이다.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회기 유나이티드 현 상황:


현재 회기 유나이티드는 개편을 앞두고 있다. 올해까지 그저 즐겁게 축구했던 것과는 달리, 대회팀과 즐겜팀 두 팀을 운영하면서 ‘즐거운 축구’와 ‘이기는 축구’를 함께 도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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