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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Jun 04. 2018

훌륭한 삶에 대해,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왜 그렇게 살아야 하지?

어릴 적부터 어머니는 나에게 정직하게 살고, 도적질 하지 말고, 다른 이에게 피해 주지 말라고 하셨다. 그것들이 어느 정도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미덕’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것이 왜 미덕이고, 왜 그 미덕을 따라 나는 살아야 할까? 도덕적인 삶이 칭찬을 받는 삶이지만, 내 쾌를 기꺼이 포기하면서까지 꼭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그것이 왜 의미가 있을까?

 

그런가 하면 내 주변인들은 경제적인 부를 잘 축적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결혼한 인생의 선배들은 아기를 키우고 집도 사고 차도 굴리는, 소위 ‘기본 생활’을 하려면 경제적인 부를 충분히 축적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그들이 이야기하는 기준은 사회의 객관적 지표에 의한 보편적인 기본기준일 것이다. 그런데 그 객관적 지표를 내가 꼭 받아들여야만 하는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은 네 선택의 문제라고 단순하게 넘겨버리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게, 왜?를 물어봤기 때문에 답이 대한 이유를 말해주어야 한다. 나 또한 이런 질문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기에 유시민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 제목을 듣자마자 읽고 싶었다. 유시민이라면 이런 질문들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해줄 것만 같았다.


유시민


유시민 작가는 내가 살고 있는 덕양구 갑 지역구 의원이었다. 내 생에 가장 첫 번째 투표에서 100분 토론 진행자로 얼굴이 익다는 이유만으로 표를 줬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정치인으로 대활약(?)을 하고 작가로서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본인은 작가가 먼저였지만, 내 기억엔 그렇다.

그의 책들은 항상 대출되어 있었고, 예약이 많았다. 지역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빌리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서 읽었다.  『청춘의 독서』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었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후에, 몇 달 전 예약했던  『국가란 무엇인가』가 도서관에 반납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그 책을 지역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유시민 작가는 그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주장한 것처럼 간단하고 명료한 문장들로 책을 쓴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내용들의 책이 쉽게 읽힌다. 내가 알지 못하는 어려운 내용들을 그가 좀 풀어써줬으면 하는 마음까지 든다. 때 마침 학교 도서관에  『어떻게 살 것인가』 책을 발견했다. 즐겁게 읽었던 작가의 책인지라 책을 대출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죽음을 기억하며,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작가는 결국 왜 훌륭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훌륭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훌륭함이란 누구의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기에 훌륭하다고 느끼는 삶이 진정한 훌륭한 삶이다. 유시민은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라는 존 스튜어트 밀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그렇기에 내가 정말 원하는 대로 만족하는 삶을 살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항상 죽음을 기억하며 삶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살아갈 때에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함으로써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유시민의 정치적 견해가 묻어있는 책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떻게 살 것인가』 는 그의 삶을 통해 느낀 자신의 철학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넘기고 읽어도 무방한 책이다. 하지만 유시민의 삶 자체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때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이기에 읽어봄 직도 한 부분이다.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아

처음에 내가 했던 질문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답은 '꼭 그렇게 살 필요는 없어'이다. 타인이 정한 훌륭함을 따라 살다 보면 목적과 방향이 없는 삶이 되고, 그것은 나에게 만족을 주지 못한다. 나의 삶의 주체가 나임을 자각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 된다. 그러나 그 삶이 그릇된 방향을 가지면 그 책임과 비난은 나의 몫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름대로의 훌륭한 삶의 조건들을 갖추고 나의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다. 유시민 작가의 조건은 바로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 범주 안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살 때, 그것이 훌륭한 삶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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