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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Jun 10. 2018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태도 『우아함의 기술』

어떻게 하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편안, 행복, 이기적 편안 = 폭력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인간에게 있어 가장 만족스러운 상태는 편안한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가 아마 편안한 상태일 것이다. 이 ‘적당한’ 상태가 나에게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로 ‘내’가 어떻게 편안할 수 있을까? 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 하지만 나만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은 가끔씩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 앉아 다리를 꼰다던지, 화장을 해서 자극적인 냄새와 파우더가 옆사람에게 불쾌를 가져온다든지 하는 들이다. 자신의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피해를 입히고, 감정을 흔든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공동체를 편안하게 하는 힘, 우아함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인 『정치학』에서 이상적인 공동체는 나와 다른 사람이 모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들이 각각의 탁월성과 훌륭함(Arete)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갖추어야 한다.『우아함의 기술』의 저자인 사라 카우프먼은 다른 사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그것을 우아함이라 부른다.


우아함은 그 자체로 야단법석을 떨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미묘하게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본질적으로 우아함은 침착하고 편안한 사람으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로 행복이 전이되는 것이다. (19p)


우아한 행동은 우리 안에 기쁨의 음을 울리고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도취적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행동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에 대한 하나의 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황, 우리 자신의 신체, 행동, 그리고 감정을 힘들이지 않고 통제하는 것 말이다. 헉헉대고 비틀거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지라고, 우아한 움직임과 태도를 언뜻 보면 완벽한 조화를 꿈꾸게 된다. (20p)


우아함이 결여된 사회

저자는 이런 우아함이야말로 세상을 편안하게 만드는 필수요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우아함이 결여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너무나도 바쁘고 척박한 생활수준 덕분에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고,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비판한다.   


우리는 우아함의 공백기라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눈과 귀에 장치들을 연결한 채 마음이 저 멀리 가 있어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정서적으로 어떤 인상을 주는지 알지 못한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파편화된 우리의 경쟁사회는 여러 면에서 온화함이나 이해심과 역행한다. 대중문화는 수치와 갈등에서 기쁨을 느끼도록 부추긴다. '난 당신의 고통을 느낀다'는 말은 상투적이고 거짓말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 사이에 공감이 급감하고, 나르시시즘은 그만큼 상승했다. 2010년 미시간 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대학생들은 삼십 년 전 대학생들에 비해 공감능력이 40퍼센트 떨어지는데, 이는 21세기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이다. (29p)


저자는 이러한 모습이 옳지 않은 모습이라 생각한 듯하다. 그는 세상을 조금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아함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방자이기에, 우아함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 그것을 모방하게 되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우아함이란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어떻게 그것들을 갖출 수 있는가?


어디서나 발견될 수 있는 우아함

저자는 우아함은 삶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먼저 그는 캐리 그랜트를 비롯하여 비욘세 등의 셀러브리티들을 예로 들며 그들을 관찰하였을 때, 드러나는 신체적 우아함과 행동과 태도의 우아함을 나열한다. 그들에게는 신체적으로 균형 잡힌 우아한 몸매와 더불어 당황하지 않고 주변인들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과 습관 태도들이 있다. 그는 다음으로 이러한 우아함은 스포츠나 생활 속 어떠한 직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로저 페더러나 줄리어스 어빙, 스테판 커리 같은 스포츠 스타들에게서 드러나는 여유로움과 리듬을 예로 든다. 또한 요리사, 웨이터, 그리고 로드 매니저 같은 일상의 직업 속에서도 그 우아함을 발견하여 나열한다.


습관과 교육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우아함은 습관과 교육을 통해 갖출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미네소타 대학교 인지과학센터와 미니애폴리스 퇴역군인 의료센터의 뇌과학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신경과학자 아포스톨로스 조고풀러스(Apostolos Georgopoulos)의 우아함 이론을 소개한다.


조고풀러스는 우아해지는 것을 언어 습득과 비교한다. 외국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은 연습하면 할수록 점점 자연스럽게 되고 유창해진다. 편안하게 움직이는 것도 그렇다. 소소하게 자세만 개선해도 걸음걸이가 더 가벼워지고, 균형 잡히고, 유연해진다. 어릴 때 시작하면 이 모든 것을 배우기가 더 쉽긴 하지만, 잠재성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 (304p)


우아함을 인지하고 그것을 훈련하면 언어처럼 우리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행한다. 예를 들어 뜨거운 물건에 손을 대자마자 우리는 '앗, 뜨거워'라고 외치는 것처럼, 우아함이 훈련되고 인지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아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돌아보자. 누군가는 항상 분쟁을 일으키고 나를 불쾌하고,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별 행동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평화롭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그들은 어떻게 다른가? 그것은 우아함의 차이일 것이다. 과연 나는 우아함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나의 만족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아함은 단순히 무례한 사람들에게 아무 말 않고 꾹 참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아함을 갖춘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할 수 없다. 그 사람의 우아함은 전이되고, 행복함을 주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부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사라 카우프먼이 밝히는 10가지의 우아함을 갖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1. 속도를 늦추고 계획을 세워라. 막무가내로 설치고 다니면 우아해질 수 없다.

2. 관용과 연민을 실천해라. 이것은 속도를 늦추는 것과 나란히 가야 한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듣고 이해해라.

3.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라. 보도나 버스 정류장, 커피숍이나 비즈니스 모임 그리고 당신의 인생에.

4. 작은 것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해라.

5. 당신 자신도 편안하게 해주어라. 깐깐하게 굴지 마라. 남들이 칭찬을 하거든 받아들이고, 버스에서 누가 자리를 양보해 주면 앉는 등,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다. 다른 사람에게 우아해질 기회를 주는 것이니까.

6. 짐을 가볍게 해라. 발이 아픈 신발을 버리고, 무거운 지갑˙배낭˙서류가방에서 해방되어라.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나쁜 것들은 놓아버려라.

7. 몸을 돌보아라. 많이 움직일수록 잘 움직이게 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8. 세심하게 주위를 기울이는 연습을 해아. 전혀 기대치 않았던 곳에서 우아함을 찾아보아라.

9. 너그러워져라. 누군가의 희망을 예상하고 채워주는 건 멋진 일이다.

10. 즐겨라. 영화 <그랜드 호텔 Grand Hotel>에서 라이오넬 배리모어가 그랬듯이, "장엄하고, 짧고, 위험한 우리의 인생을 위해 그리고 그런 인생을 사는 용기를 위해" 건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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