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 #미학도, #미학책
김영하의 강연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에서
(영상: http://www.ted.com/talks/young_ha_kim_be_an_artist_right_now?language=ko)
작가는 예술은 어린시절 모두에게 허용된 즐거운 놀이였다 말한다. 목표도 없고 시간도 정해지지 않은 그런 즐거운 놀이. 하지만 현대의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상황 덕분에 예술에는 목표와 시간의 제약이 생기게 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예술적 분방함에 탄압이 시작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은 "예술로 대학을 갈 아이들" 에게만 허용되고 만다.
그래서일까? 미술과 아름다움에 대한 학문인 미학(美學)은 어느 순간부터 미술로 대학을 간 사람들 즉 '미대생'들에게만 친숙해져버렸다. 미에 대한 지식은 미대생들끼리만 통하는 코드가 되고, 가끔씩은 상대적 지적우위를 가지는 권위가 되기도 한다. 그건 미대생의 잘못이 아니다. 미술을 단순히 미대생에게만 한정되게 만든 사회 분위기가 잘못이디. 분명 미술은 자유로운 것인데 말이다. 그게 왜 특권처럼 되어버렸지.
미학은 앞서 말한 것처럼 미에 대한 학문이다. 그리고 도(徒)는 무리를 뜻한다. '미학도(美學徒)'는 아름다움을 공부하는 무리들이다. 미술로 대학을 안가도 미술을 공부할 수 있다. 나도 미학도(나는 공부하니까)이다. 아름다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허세를 위해서가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이다. (허세도 조금 있다.) 어릴 적 크레파스 하나 쥐어주면 좋아라 낙서하던 그 마음. 어제보다 토끼를 잘 그렸을때의 그 만족감을 위해서...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미술, 미학책 5권만 소개하려 한다.
다섯 권의 책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누군가가 '미학책 하나만 소개해줘' 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 그 첫번째 이유는 쉬워서이다. 피카소, 앤디워홀, 마네, 고흐, 잭슨폴락 등 한 번쯤은 들었을법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현대 미술을 소개한다. 게다가 똥이나 변기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설치 미술들이 왜 작품이 되는지 이해하게끔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다.
미술가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미술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면 된다. 작가의 연대기를 보면서 '아 이 시점쯤에 이 사건 때문에 이 그림을 그렸구나' 하고 무릎을 칠 수 있다. 게다가 작가의 연애 이야기, 그림 속 숨겨진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얼마나 흥미로운 책인가?
왜 미학에 대해 이야기 하면 항상 서양 미술사만 이야기 할까? 우리나라의 미술을 알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결해준 책이다. 조선시대 3원 화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과 3재 화가 겸재 정선, 공재 윤두서, 현재 심사정 의 그림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서양이나 중국, 일본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회화에서만 드러나는 위대함도 알수 있다. (표지만 봐도 엄청나다.) 오주석 선생님께서 타계하신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책이다.
가장 대중적인 책. 그만큼 읽기도 쉽다. 진중권이라는 네임밸류만으로도 볼 만한 책. 별 다른 설명 없어도 되는 책.
나는 사실 서경식 작가의 팬이다. 그를 알게 된 것은 존경하는 교수님이 추천해주셔서이다. 그의 책에는 항상 '재일조선인'이라는 개념이 들어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디아스포라 '조선인' 작가들의 작품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디아스포라 미학자 서경식의 해설과 감상이 들어 있어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도 최근 논의 되고 전시회까지 열게 된 이쾌대 화백에 대한 설명은 다른 어떤 책과 논문보다도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