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Oct 26. 2019

2020 트렌드와 밀레니얼 세대

tvN SHIFT 김난도가 픽한 2020 트렌드 강연회

2020 트렌드를 듣고 싶었다

얼마 전 브런치로부터 강연회 참석 권유 쪽지를 받았다. tvN에서 발견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교양 장르 'tvN인사이트'를 론칭하고, <tvN SHIF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트렌드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모양이다. 출연진은 김난도, 김영하, 김정운, 폴 김 (쓰고 보니 김 씨만 나온다) 등이 출연한다. 그중 '트렌드 로드'의 김난도 교수가 일부분을 강연한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0000』 시리즈를 2014년부터 매년 읽어왔었다. 이번에 강연을 들으면, 굳이 『트렌드 코리아 2020』을 사지 않아도 되니 책 갚도 아끼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나는 현재 선교단체에서 콘텐츠 개발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소비자들이 구매할까?'라는 질문을 갖던 차에 답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어 강연회를 신청했다. 

브런치 작가 30명 만을 엄선하여 뽑는다고 하기에, 미래 트렌드에 별로 상관이 없는 내가 뽑힐까 의심했다. 당첨이 되려면, 주제와 관련 있는 글을 하나 tvN작가진에 보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앤디 워홀의 그림이 유명한 이유에 대해 쓴 글 "앤디 워홀의 그림은 왜 유명할까?"(https://brunch.co.kr/@hogeunyum/5)을 보냈다. 앤디 워홀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시뮬라크르'가 이 시대에는 중요한 키워드 중에 하나이니까. 놀랍게도 나는 당첨이 되었다.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강연회에 참석했다. 

왜 밀레니얼 세대인가?


김난도 교수는 이번 강연회에서  tvN SHIFT에서 다루는 내용을 모두 다 풀어내지는 않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심 키워드 중에 하나인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형태를 분석하고, 발표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전적인 의미에서는 x세대 다음 세대이며,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자녀들이라고 한다. 김난도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를 1981-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라고 정의했다. 요즘 기업들은 이 밀레니얼 세대를 주 타깃 소비자로 인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인구

현재 인구 집단 중 가장 많은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집단은 어떤 연령일까? 김난도 교수가 가지고 온 통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가 가장 많았다. 사실 통계청이나 지방 자치단체의 한국 인구 통계로는 40-60세 집단이 가장 많았지만, 아마 세계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수가 가장 많은 듯하다. 이는 김난도 교수의 책이나, tvN 프로그램이 방영되어야 알 수 있을 듯한다. 어찌 되었든 그가 가지고 온 통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무시할 수 없는 인구수를 가지고 있다.


2. 구매력

이 밀레니얼 세대는 각 세대 중에 가장 많은 소비를 이루는 '소비 주류'이다. 2019년 5월 7일 발간된 삼정 KPMG의 '신(新) 소비 세대와 의·식·주 라이프 트렌드 변화' 보고서는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행복과 자기만족, 나 자신에 중점을 두는 이 세대가 소비의 주류로 급부상할 것이라 예상했다. 김난도 교수가 가지고 온 통계는 어디에서 가져온 것인지 모르지만 그 자료에 의하면 이미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였다. 


3. 영향력

김난도 교수는 이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세대의 소비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이를 '대올 림'이라는 단어를 썼다. 예를 들어 4-60대 엄마가 옷을 살 때는 2-30대 딸에게 물어보는 것과 같은 점이다. 그들은 "이 옷 어때? 우리 딸이 골라 줬어"라고 이야기하지, "이 옷 어때? 우리 엄마가 골라줬어"라고 물어보진 않는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는 다른 세대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인구와, 구매력, 그리고 영향력 이 세 가지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는 현시대의 가장 주목해야 할 소비 주류이며 그들이 어느 곳에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 물건은 팔릴 것이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


1. 코홀트 효과

김난도 교수에 의하면 특정한 세대의 소비 형태를 분석할 때에는 생애주기 효과, 코홀트 효과, 트렌드 효과 둥 세 가지 효과들을 고려한다. 그중에서, 세대가 자라면서 어떤 경험을 했는가를 나타내는 '코홀트 효과'를 통해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할 수 있다. 

김난도 교수는 88 올림픽, 서태지와 아이들, IMF, 2002 월드컵, 아이폰의 등장, 세월호 사건들이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겪은 사건이라고 말한다. 이 경험들로 인하여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해외여행에 대해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못하고, 문화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으며, 소비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2. 멀티 페르소나와 가치에 소비

김난도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멀티 페르소나'와 '가치에 소비'라는 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되었고, 이에 따라 회사가 끝나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살롱 문화나, 운동 등의 자기 계발을 활발히 한다. 그들은 각각의 장소에서 다른 가면을 쓰고 산다. 또한 여러 종류의 SNS를 통해 한 사람임에도 여러 자아를 갖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전에는 어떤 사람의 소비 형태를 분석할 때 단순히 운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했지만, 지금은 어떤 운동화를 좋아하고 구두는 어떤 것을 좋아하며, 책은 어떤 것을 읽는지 같은 것들로 분류가 세세하게 나뉘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소비한다. 김난도 교수는 '비건 운동'을 예로 든다. 돈도 많이 들고, 불편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에 기꺼이 소비한다. 


가치의 근원은 어디인가?


김난도 교수의 이러한 분석들은 탁월하다.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들을 정확하게 분석한 듯하다. 그렇다면 상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에 기꺼이 소비한다고 했는데, 과연 그들은 그 가치를 어디에서 얻는 것인가? 이전 세대들의 가치는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그들은 나라의 역군이 되어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에 의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다. 그 이후 세대는 이전 세대들로 인하여 풍요와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그들의 가치의 근원은 교육에서 미디어로 넘어갔다. 미디어에서 주장하는 가치들이 그들의 가치가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 미디어의 채널이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종편 채널들도 생겨났고, SNS와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가 생겨났다. 다양한 채널만큼 주장하는 가치들도 다양해졌다.  

이제 판매자들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어떤 채널로 광고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채널을 통해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의 가치를 설득시켜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TV광고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상품의 성격에 따라 멀티채널로 광고해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게 되는 멀티 페르소나


김난도 교수의 분석처럼 현재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여러 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인 나조차도 대학원생이고, 회사원이면서, 브런치 작가이며, 교회의 구성원, 축구팀의 선수 등 많은 자아를 갖고 있다. 이 말은 그만큼 자아를 쉽게 형성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전에는 하루 종일 일을 하느라 회사원이라는 자아만이 존재했다면, 여가시간이 충분히 확보된 지금은 온, 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자아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 SNS만 하더라도 가입절차가 굉장히 쉽고, 심지어 같은 플랫폼에 두 개의 계정을 생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아를 형성하기 쉽다는 것은, 곧 자아를 쉽게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멀티 페르소나 말 그대로 여러 가면을 쉽게 썼다가 벗을 수 있다. 이러한 세대들에게 '나'라는 것이 존재할까? 수많은 채널을 통해 제안되는 신념과 가치에 동의하고 반대하는 과정 가운데 '나'라는 기준점을 가지지 않는다면, 자아는 이리저리 휩쓸려 다닐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김학의, 김성태, 버닝썬사건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