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r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Nov 01. 2020

1. 고대 미학. 1-1 플라톤의 인간관, 그리고 이데

이 글은 유튜브로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0a4P0nGdq-s


1. 닮은꼴

혹시 주변에 연예인 닮은 친구가 있는가? 아니면 연예인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나도 어릴 적부터 항상 장동건 원빈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사실 키가 이수근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닮은 모습이 있으면 내가 아는 어떠한 원래 모습 즉, 원형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그 원형을 보면 닮은 것이 떠오르진 않는다. 예를 들어, 원빈 닮은 친구 안에는 원빈이 있지만, 원빈을 아무리 봐도 내 친구는 없는 그런 거 말이다.

그런데 플라톤 미학을 말한다더니 이걸 왜 이야기하냐고? 이것이 플라톤의 미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단 플라톤의 철학 중에 빠질 수 없는 단어가 있다. 바로 이데아이다. 이데아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보자. 대학교 신입생 시절 교양수업에서, 한 교수님께서 플라톤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는 표를 그리며 이데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플라톤 철학의 기본 개념인데 말이다. 일단 네이버 사전에는 "이데아가 순수한 이성에 의하여 얻어지는 최고 개념"이라고 한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나중에 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플라톤의 인간관을 알고 나니, 플라톤의 이데아가 조금 이해가 됐다. 그리고 이 방법이 플라톤의 미학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었다. 혹시나 미학을 겉핥기식으로라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은 플라톤의 인간 이해를 통해 이데아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2. 영혼의 세계, 이데아

일단 플라톤을 단순히 현대의 철학자로 보는 시점을 달리해야 한다. 기독교 발생 이후로 철학이라는 학문이 독립적인 학문이 된 것과는 달리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자가 신학자의 역할 또한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플라톤은 단순히 인간의 인식이 어떠한 과정에 의해서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만 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관, 신관, 즉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플라톤의 세계관에서 세계는 두 개의 세계로 나뉘어 존재한다.  그 둘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계'와 '영혼들의 세계'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영혼들의 세계는 현재의 세계보다 훨씬 뛰어난 세계이다. 그 세계에서는 모든 것들이 완벽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사과라고 하면,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모습의 하나의 사과가 존재하는 것이다. 반면에, 그 하위에 있는 현재 세계에서는 그 완벽한 것들의 다수의 복제품들이 존재한다. 복제품인데, 약간 짝퉁 티가 나는 그런 것들이다. 사과는 사과인데, 흠도 많고 모양도 맛도 각기 다른 그런 사과들이다.  


영혼들은 자신들의 세계에 있는  완벽한 것들을 항상 기억하고 실수하지 않는다. 이 완벽한 개념, 그것을 이데아라고 부른다. 그것은 진리이면서 좋은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혼들이 어떠한 이유에서 타락하면서 현재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이 영혼이 현재 세계에서 머무는 곳, 그곳이 바로 인간의 육체이다. 영혼이 영혼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이전의  있었던 일들을 망각하게 된다. 그로 인해, 인간의 육체에 갇힌 영혼은 현재 세상에 있는 것들이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영혼들이 이 복제품들을 보는 순간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라고 생각을 한다. 바로 인간의 육체에 갇히기 전 영혼의 세계에서 보았던 그 이데아를 기억하는 것이다.


3. 이데아를 상기시키는 것, 현재의 사물

아까 전에 현재 세상에 있는 것들은 이데아의 복제품, 짝퉁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생각을 한 번 해보자. 명품의 짝퉁들이 명품과 완벽하게 다르지는 않다. 어느 정도는 각각의 짝퉁들이 그 명품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진품과는 정말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지만 그것을 보면 진품이 떠오를 때도 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영혼들은 이데아와 비슷한 현실 세계의 복제품들을 통해 망각했었던 이데아들을 기억한다. 그 기억하는 능력이 바로 영혼의 특성인 '이성'이다.

이런 식으로 이데아들을 하나씩 다시 상기하고, 기억하다가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그 순간 영혼은 결국 다시 영혼의 나라로 상승하여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껏해야 인간은 육체적으로 60년 정도만 살 텐데, 그 안에 모든 진리를 파악할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플라톤은 육체는 죽어도 이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데아를 알고 있는 그 영혼이 다른 육체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영혼은 전생의 육체보다 더 똑똑한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전생에서 이데아에 대한 기억들을 어느 정도 상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점점 업그레이드되어서 영혼의 나라에 가기 바로 직전의 인간이 바로 철학자라고 하는 것이 플라톤의 인간관이다.    


그래서 플라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목적은 완벽하고 불변하는 '진리'와 '좋음'의 이데아를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영혼의 능력인 이성이 필요한 것이고, 이것을 기르는 방법은 철학이다. 그런데 이것이 플라톤 미학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이번 편은 글이 길어졌으니 다음 편에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데미안 허스트는 왜 상어를 포르말린에 담갔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