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쿤스의 플레이 도를 표절한 케이크 판매 사건
얼마 전 연예인이기도 한 s 모 작가가 제프 쿤스의 작품 '플레이 도 (Play- doh)'를 표절해서 케이크를 제작하고 이를 판매하려 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일련의 사건 끝에 그녀는 제프 쿤스의 작품을 오마주 했고, 이는 판매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녀는 하필이면 왜 제프 쿤스의 작품을 오마주 했다고 말했을까?
제프 쿤스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살아있는 예술가 중에 한 명이다. 그의 대표 작으로는 긴 막대 풍선으로 만든 개를 스틸로 제작한 <벌룬 독>과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집으로 만든 <강아지>가 있다
그는 키치 예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키치 예술은 예술로 인정되지 않는 것들을 조합하거나, 그런 것들을 가져와 작품화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인지 키치 예술은 예술을 높은 지휘로 상정하고, 자신들끼리 정해놓은 예술계를 비판하는 행동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럴까? 제프 쿤스는 예술이 되지 않을 만한 주제들로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기존의 예술 작품을 그대로 가져오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제프 쿤스는 어릴 적부터 차용에 대한 거리낌이 전혀 없었다. 여덟 살의 나이에 옛 거장들의 그림을 모사한 후, '제프리 쿤스'라는 서명을 덧붙여 부친의 가게에서 판매를 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대학 졸업 후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영업직으로 일 할 때에는 염색과 콧수염으로 살바도르 달리의 모습을 차용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들어간 제프 쿤스는 더 많은 차용을 보여준다. 마이클 잭슨을 허락 없이 작품으로 만든다든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제프 쿤스만의 독특한 작품들도 굉장히 많았지만 차용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제프 쿤스가 차용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두 사건이 있다.
첫 번째 사건은 1989년 제프 쿤스가 표절 혐의로 고발된 사건이다. 제프 쿤스는 미국의 사진작가인 아트 로저스가 찍은 사진을 그대로 조형화해버리고, 이것을 비싼 가격에 팔았다. 아무 허락 없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아트 로저스는 주장했고, 제프 쿤스는 이에 대해 "사진이 독창적이지 않고 누구나 연출할 수 있는 것"이라 반박했다. 결국 이 사건은 표절로 결론 나고, 패소한 제프 쿤스는 벌금을 내게 된다.
그러자 몇 년 뒤,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제프 쿤스가 한 잡화점을 상대로 고소를 한다. 이 잡화점에서는 풍선으로 만든 강아지 모양의 북엔드를 팔고 있었다. 제프 쿤스는 이 북엔드가 자신의 작품인 '벌룬 독'을 표절했으니, 판매를 중지하라며 잡화점을 상대로 고소한다. 그러자 잡화점은 "풍선개는 옛날부터 존재해 왔으며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이지, 제프 쿤스의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라"라고 맞선다. 이 일은 왜인지는 모르지만, 이슈화 되고 잡화점을 위해 변호할 공익 변호사와 1960년대에 '풍선으로 강아지 만드는 법'이라는 책을 쓴 저자까지 나서서 잡화점의 편에 선다. 그러자 제프 쿤스는 갑자기 고소를 취소한다.
이 두 가지의 사건을 보고 누군가는 "뭐야 제프 쿤스 완전 내로남불이네"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두 번째 일어난 사건이 앞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제프 쿤스의 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프 쿤스는 "누구든지 만들고 연출할 수 있는 상황을 제품화하는 것은 괜찮고, 왜 예술화하는 것은 안되는가?"라고 묻는 듯하다.
이렇게 차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프 쿤스는 누구든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즐거움을 주는 어떠한 것들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세상 어떤 것들 그것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창의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일지라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고 그것들이 예술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플레이 도'라는 작품도 사실은 아이들이 만든 찰흙을 따라한 작품이다. 이렇게 차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작가의 작품을 차용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콧대 높은 예술계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s가 정말 판매 목적 없이 순수하게 예술적인 마음으로 케이크를 만들었더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