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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Feb 16. 2021

작가라는 자기 정의

계속해서 글을 써가는 방법

부캐 유재석

요즘 부캐가 유행이다. 부캐는 부캐릭터의 줄임말이다. 놀면 뭐하니라는 tv 프로그램에서 국민 mc 유재석은 유고 스타, 카놀라 유, 유두래곤 등 드러머가 되었다가 예능 제작자, 댄스 가수가 되는 등 mc라는 본 캐릭터가 아닌 부캐릭터가 되어 많은 일을 해낸다. 유재석은 각각의 부캐릭터의 가면을 쓸 때마다 그 역할에 심취한다.  이런 부캐들의 모습은 놀면 뭐하니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 ‘온 앤 오프’, ‘전지적 참견 시점’, ‘미운 오리 새끼’ 등의 다양한 관찰 예능들에서도 부캐릭터를 발견한다. 이 예능 프로그램들은 연예인들이 본업을 하지 않을 때,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관찰 예능 속 연예인들은 각자 다른 부캐릭터 들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고, 누군가는 스포츠인이기도 하다.


자기 정의

비단 이런 모습들은 연예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주 5일제와 법정 노동 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사람들은 두 가지의 직업을 갖거나 취미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자 부캐릭터를 갖게 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되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는 김 과장이지만, 댄서로 활동하기도 하고, 배달원이 되기도 한다. 그에게는 여러 개를 뜻하는 영단어 멀티(multi)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결합된 멀티버스(multi-verse)가 존재하고, 그 각각의 멀티버스 안에서 각각의 다른 가면, 즉, 멀티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 그 멀티 페르소나가 바로 부캐릭터다.


부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 부캐릭터는 하나의 멀티버스 안에 또 다른 본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집에 와서 부모의 역할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이 부캐릭터는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김태호 pd에게 캐릭터를 부여받지만, 결국 선택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유재석 본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스스로 부캐릭터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받아들인 부캐릭터는 나의 또 하나의 자기 정의가 된다. 브런치에 작가 등록을 하고 승인을 받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작가라는 부캐릭터를 갖게 된 것이다. 부캐릭터는 관념 속에 존재하고 소홀히 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같이 살아가는 것이며 스스로를 작가라고 새롭게 정의하는 행위다.

작가라는 자기 정의

작가라는 자기 정의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사실 글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 아니기에 국정을 돌보든 안 보든 나는 상관없지 않은가? 가수가 아니기에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상관없지 않은가? 하지만 만약 내가 스스로를 바리스타라고 생각하면 커피를 내릴 것이고, 댄서라고 정의하면 춤을 출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스스로를 작가라고 정의한다면 어떻게 될까? 작가는 글을 쓰는 존재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정의한다면 당신을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당신은 브런치로부터 인정받은 작가다. 당신은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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