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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Apr 11. 2021

빠르게 삶에서 의지의 감정을 얻는 법 <프리다 칼로>

예술은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이 글은 유튜브에서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cvmWfP2UKtM


저는 얼마 전에 프리다 칼로의 이 자화상이 프린팅 된 그림액자를 구매했습니다. 인테리어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무서운 그림인데요. 이 그림이 저의 삶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매했습니다.  대체 예술은 인간 삶에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에 저는 이 그림을 구매했을까요?


요즘 저는 ‘내 인생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생겨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반복되는 그런 인생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들은 내가 돈이 많든 적든, 지식이 쌓이든, 종교를 가지든 계속해서 생겨나더라고요. 돈을 벌면 그 문제는 해결되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지식이 쌓여도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 문제의 해결 과정은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고통을 주는 문제가 반드시 반복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함께 초조함도 생기고 불안감도 들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문제와 어려움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잖아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부터가 사실은 문제였어요. 우리의 유전자가 생겨나는 일부터 언어를 배우는 과정 모두가 문제였죠.


아기들이 걸음마하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그들은 걷다가 넘어지기를 반복하죠. 우리들도 그러한 과정을 다 거쳤어요. 학교에 들어가서도 문제는 계속되죠. 교우관계의 문제도 있고,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일들도 문제예요. 학교를 졸업하면 어떤가요?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면 육아도 하고. 그러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나는 잘 살고 있나’를 고민하고 인생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기도 하죠.

이렇게 문제들이 반복해서 생기는 일은 나한테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범 우주적인 것이에요. 그것은 끝이 나지 않아요 우리가 어떠한 부를 가지든, 어떠한 사람을 만나든, 어떤 종교를 가지든 일어날 거예요.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것을 문제라고 여기지 않아요.


우리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더 이상 말하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아요. 걷는 것도 힘들지 않죠. 학교를 졸업하고 나선 시험의 압박이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취업을 하고 나면 더 이상 취업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지 않죠.


우리는 문제를 해결함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그것을 문제라고 여기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죠. 살아가는 것은 단순히 문제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과정의 연속이더군요. 그러니 내 삶에 문제가 계속해서 생기는 것은 당연했어요. 나는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 욕구는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니까요.

그리고 성장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스스로 찾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사고의 과정 끝에 문제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긍정적인 것이라는 결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를 마주할 때 내가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어요.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이었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여류화가인데요. 그녀는 세상에 있는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은 듯한 그런 문제적 삶을 살았습니다. 그녀는 소아마비를 가지고 있어 한쪽 다리가 가늘었습니다. 16살 때에는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온몸의 뼈가 다 부서졌죠. 그녀는 총 35번의 수슬을 했고, 척추수술만 7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 교통사고로 인해 자궁을 다치게 되고 일생에서 3번의 유산을 겪고, 평생 아이를 낳지 못합니다. 그녀의 남편은 디에고 리베라라고 하는 아르헨티나의 훌륭한 화가였지만 여성편력이 너무 심해 두 번의 이혼과 재결합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기구한 삶을 살았다면 충분히 낙담할 수 있고 스스로를 저주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그런데 프리다 칼로의 작품 속 자신이 바라본 프리다 칼로라는 존재는 당당하고, 어떠한 문제든지 그것을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는 표정입니다. 그녀의 삶이 그것을 보여줬거든요. 그녀는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들이 반복해서 일어났지만 그때마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을 이뤄냅니다. 삶의 욕구, 성장의 의지가 그녀의 자화상 속 표정과 눈 빛에서 드러납니다.

그녀의 자화상은 그녀의 삶과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 그림을 보기만 했을 뿐인데 그녀의 의지에 압도되어 내 앞에 주어진 문제에 대해 당당히 마주해보겠다는 그런 감정이 생겨납니다. 예술은 바로 이렇게 감정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그림을 보면 갑자기 슬퍼지기도 하고 숙연해지는 그런 그림들이 있죠? 그런가 하면 정말 기분 좋아지고 힘이 나는 그림들도 있습니다. 음악은 감정을 이끌어내는데 다른 예술보다 훨씬 더 자극적입니다. 우리는 신나는 음악, 우울한 음악 등을 들으면서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기도 하잖아요. 예술은 우리에게 지적인 부분에서 자극을 주기도 하지만, 감성적인 영향을 그 무엇보다도 분명하고, 뛰어나게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만약 제가 삶과 성장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가지려면 긴 시간이 걸렸을 거 같아요. 하지만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봄으로써 저는 짧은 시간에 그 감정을 갖게 됩니다. 단번에 저를 압도하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죠. 관람자에게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것 이것이 예술이 가진 인간 삶에서의 또 하나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그림을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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