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Jul 19. 2021

그래도 1,000권은 팔아야 하지 않을까?

책을 쓰는 게 다는 아니다

책을 내야겠다고 공표도 하고, 마음도 굳게 먹었다. 그런데 사실 책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는 하나도 모르겠다. 이전에 책을 내본 적도 없고, 주변에 책을  사람들은  교수님들이셨다. 책이라는  어떻게 제작되고 유통, 판매되는지   없다.


물론 책을 쓴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단순히    백만 원을 들여서 책을 내기에  형편이 넉넉한  아니다. 텀블벅이라고 하는 좋은 펀딩 사이트가 있지만 그게 될지  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음속에 알량한 자존심도 있다. 그래도 1000권은 팔아야 하지 않을까?’



마침 지인의 회사 동료가 책을 내고 작가로 활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분은 어떻게 책을 냈냐고 물었다. 그는 텀블벅으로 펀딩을 받아 독립출판을 했다고 한다. 스스로 사업자를 내서 출판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그는 서울 예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덕에 수많은 인맥이 있었고, 이것들과 SNS 활동을 통해 책을 홍보, 판매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대?”

“응 그 오빠 예전에 3년 정도 출판사에서 일했거든”


아, 역시 출판 업계의 일은 그쪽 업계에 발을 담가본 사람들이 잘 안다. 처음에는 책을 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다는 아니었다. 결국 책을 쓰는 목적이 읽히기 위함이라면, 당연히 판매도 생각을 해야 한다. 전자책이면 인터넷 마켓에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종이로 된 책은 각 서점에 입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서점에 입점할 수 있지?


이런 생각들이 드니, 지인의 회사 동료를 한번 만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만나 조언을 듣는 것이 조금 부담됐다. 나는 낯을  가린다. 그리고 사실 그의 학력과 경력, 인스타 팔로워 숫자들이 나를  위축시켰다. 출판업계 경험이 있거나 현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을 텐데



생각 없이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HH의 피드가 보였다. HH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동생이다. 이 녀석의 피드에는 책의 문장들이 자주 올라온다. ‘정말 다양한 책을 읽는 동생이다. 멋있다. 그런데 이 녀석 요즘 뭐하고 살지?’ 생각해보니 3년 전쯤인가 이 친구 대형 출판사인 N사에 마케터로 취업했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래 내 주변에도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출판 업계 고인물이 있었네. 이 친구라면 내가 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DM을 보냈다.


“HH 야”

“책 쓰려면 뭐 먼저 해야 하니?”

“오 형. 책 쓰시려고요? 책을 쓰려면… 어쩌고 저쩌고”


HH 나에게 책을 출간하는 순서와 내용을 어느 정도 정리해서 쪽지로 답변했다. 조금  듣고 싶은 것도 있고, 오랜만에 얼굴도  겸해서 만나자고 했다. 그렇게 HH 나의 출판 프로젝트에 코가 꿰었다.

작가의 이전글 왜 '하필이면' 글쓰기로 표현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