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r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Aug 09. 2021

슈퍼플렉스가 맥도날드에 물을 채운 이유는?

예술은 무엇을 나타내는가?

01

침수된 

맥도날드

여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맥도날드 매장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곳에 물이 차기 시작한다. 무릎 정도 높이에서 찰랑대던 물은 점점 차올라서 테이블을 뒤덮는다. 점점 수심이 깊어지고, 갖가지 식기와 설비가 물에 잡기고 감자튀김 햄버거도 물에 잠긴다.

물은 탁해지고, 물소리만 들리니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대체 누가 왜 맥도널드에 물을 부은 것일요?

오늘은 <침수된 맥도널드>라는 작품을 통해 예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나타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앞서 소개한 영상은 덴마크의 3인조 시각 예술가 그룹인 슈퍼플렉스의 영상 작품 <침수된 맥도널드>의 한 장면이다. 슈퍼 플렉스가 이 영상에 담은 메시지는 환경 오염과 이상기후에 맥도날드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 미치는 영향이다.



02

해수면 상승


영상 속 점점 차오르는 물은 해수면 상승을 뜻한다. 햄버거 패티를 생산하기 위해 소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메탄 가스가 발생하고, 그것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게다가 맥도날드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생산하고, 소각하는 과정에서도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 오염은 이상기후를 발생시키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을 상승시킨다. 지구는 1880년 이후 평균 기온이 섭씨 1도에서 2도씩 매년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21세기 들어 20년 동안 약 2천 700억 톤의 빙하가 녹았다. 이에 따라 지구 해수면은 최근 5년간 매년 4.8mm 씩 올랐다.


이렇게 빙하가 계속해서 녹으면 어떻게 될까? 2020년 과학잡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에 과학자들이 ‘지구의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개한 뉴욕의 사진이 있다.



사진 속 자유의 여신상은 어깨까지 물이 차오른 믿기 힘든 모습이다.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구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66m 정도 상승하게 된다. 한국은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의 평균 해발고도가 50m이니 지구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한반도는 일부 지역을 빼고 지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너무 극단적인 것이 아닌가? 하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섬나라 몰디브는 이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이 상태의 탄소배출이 계속 되면 2050년에는 몰디브의 대부분의 섬들이 물에 잠기게 된다.이에 몰디브는 막대한 돈을 들여 모래벽을 쌓고 인공섬을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이상기후와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이 바로 슈퍼플렉스의 <침수된 맥도날드>다.


03

예술의 효과


만약 누군가가 "이상기후가 계속되면 빙하가 녹고 그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다. 그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렇게 설명을 했다면 어떨까? 물론 재미있게 이야기 하는 사람의 말이라면 흥미를 가지고 들었겠지만, 대부분은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슈퍼플렉스의 <침수된 맥도널드>를 보여주고 이 영상은 무엇을 뜻하는 것 같냐고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몰입도와  관심도는 당연히 차이가 날 것이다.



이처럼 예술은 어떠한 문제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동시에 그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연구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신시아 프리랜드의 책인 <과연 그것이 예술일까?>의 결론부에서 저자는 환경미술가 로버트 어윈의 예술에 대한 정의를 소개한다 어윈은 예술을 “우리의 지각 의식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주변 세계에 대한 우리 의식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설명할 것을 제안한다


로버트 어윈


예술은 단순히 시각적, 청각적 아름다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검토하고 확장하게 하는 역할이 있다. 

그것이 꼭 슈퍼플렉스의 <침수된 맥도널드>처럼 이상기후라는 전 세계적이고, 대단한 주제를 가질 필요는 없다. 개인의 어떠한 사유나 경험도 관람자로 하여금 의식을 검토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예술작품을 관람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든다. 우리가 고민하지 않았던 문제를 인식할 수도 있고, 우리가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 나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침수된 맥도널드>의 영상을 보고 우리가 탄소 배출을 줄여야겠다고 결심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은 슈퍼플렉스의 <침수된 맥도널드>를 통해 예술이 우리에게 나타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다음번에도 예술과 미학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준비할 것이다. 구독과 알림설정하셔서 또 들어보시기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뭉크의 <절규>는 무슨 가치가 있는 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