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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Aug 02. 2021

뭉크의 <절규>는 무슨 가치가 있는 걸까?

니체의 예술철학과 뭉크의 절규

*이 글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EqC7eCZf9Ts



01


뭉크의 절규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뭉크의 절규


뭉크의 <절규>는 굉장히 유명한 그림이지만 이 같이 괴기한 그림들이 왜 미학적 가치가 있는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예술론은 뭉크의 절규 같이 인간의 고난, 절망 등을 표현한 그림들이 왜 미학적 가치가 있는지 설명해준다. 이 글에서는 뭉크와 니체의 예술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해봄으로써 왜 뭉크가 절망적인 그림들을 왜 그렸는지, 이러한 괴기한 그림들이 왜 미학적 가치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들 중에는 그냥 보기에도 너무 잘 그려서 보기에 진짜 아름답다 싶은 그림들이 있다. 하지만 현대 미술에서는 그 뒷이야기나 전시해설을 듣지 않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작품들도 있다.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도 이런 그림들 중 하나다.

에드바르 뭉크

내가 뭉크의 그림을 실제로 본 것은 러시아 트리티야코프 현대 미술관을 방문해서다. 당시에도 절규와 같은 그림들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나도 처음 뭉크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그리고 이런 그림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해 궁금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궁금점은 후에 니체의 예술철학을 알고 나니 어느 정도는 해결되었다. 그렇다면 니체의 예술철학은 무엇인가?


02


니체의 예술철학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에게 있어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형식적으로 완벽하냐가 아니라, 예술이 삶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이다. 그는 인간 삶은 근원적인 모순과 고통이 있다고 주장한다. 니체는 예술은 그런 절망적인 삶일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긍정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예술을 통해 근원적 모순과 고통을 공감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 삶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긍정하게 된다. 하지만 예술을 접한 인간은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으로의 의지를 갖게 한다. 그렇기에 니체에게 있어서 예술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최고의 도구다.


03


종교나 도덕보다

뛰어난 예술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희망을 갖고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은 예술뿐만 아니라 종교, 도덕, 학문, 역사 등등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런 것들은 인간의 실제 삶 하고는 좀 멀리 떨어져 있다. 특히나 기독교적 도덕은 인간의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삶의 흐름을 부정하고 그것들을 억압한다. 성적인 욕망이나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지배 욕구 등등은 잘못된 욕망이라 여기고, 그것들을 추구하다 보면 고독과 절망을 겪는 경험을 할 수 있기에 멀리하라고 말한다.


형이상학적 세계를 나타내는 종교화


대신 종교 도덕 지도자들은 인간의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삶을 부정한 신에 가까운 삶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 세계가 아닌 사후 세계에 대해 더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현 세계에서 겪는 모순이나 고통, 욕망들은 모두 억제해야 하며 부정하려 든다. 결국 실제 삶과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이상적 세계를 만들고 그 세계의 법도와 질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반면에 예술은 우리의 실제 삶을 긍정하고 인정한다. 예술에서는 우리의 어두운 감정이나 욕망들도 순수하게 드러낸다. 그것이 비록 비극적인 일들을 생성할 지라도 그것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인간의 욕망을 모두 드러낸 뭉크의 그림


이것이 바로 종교나 도덕보다 예술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종교나 도덕에 의한 형이상학적 세계는 인간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가지고 노예로서의 삶을 살게 만든다. 그러나 예술을 통한 자기 긍정은 자유함과 주인으로써의 삶을 살게 한다.


인간의 인생이란 것은 모순적인 참혹함과 죽음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부정하고 없는 일이라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긍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하며 살아갈 것인가다. 니체는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진정한 도구가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04


인간의 모순과 고통을

나타내야 하는 예술

그리고 뭉크


절망과 모순이 담겨있는 뭉크의 그림


그러므로 예술은 가장 아름다운 표본이 되는 자연의 모습이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 세계나 성경 속의 세상 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에서 보이는 모순과 참혹함, 죽음까지도 나타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스스로의 모순과 고통을 부정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인정하게 된다. 그 과정 가운데서 인간은 그것들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뭉크가 그린 니체


뭉크는 이 니체의 예술철학에 크게 감명받았다. 왜냐하면 뭉크의 삶 자체가 굉장히 모순적이고 고독하고 죽음과 가까이 있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뭉크는 만성적인 류머티즘과 천식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이를 병으로 잃었다.  젊은 시절 그의 사랑은 모두 다 안 좋은 결말로 끝나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총을 맞기도 한다. 그로 인해 뭉크는 정신착란 증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자신의 삶을 살아나갔고, 죽음이 가까운 나이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해나갔다. 자신의 삶이 가진 모순과 고통을 그는 긍정하고 이겨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캔버스에 옮겨낸다. 


니체는 예술은 곧 삶이라 말한다. 뭉크는 자신의 삶의 근원적 모순과 고통을 긍정하고 극복해 그것을 새로운 형태로 창조해 냈다. 이처럼 인간 또한 예술을 통해 삶의 근원적 모순과 고통을 인정하고 긍정하고 그것을 극복해서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뭉크는 이 과정을 삶으로, 그리고 그의 그림을 통해 나타냈다.


05


뭉크의 질문


뭉크의 그림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 삶의 근원적 모순과 고통이 있음이다. 그의 그림은 이런 질문을 당신에게 던진다. 


당신의 삶에도 이런 고통이 있었습니까?
당신의 삶에도 이런 고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도 사랑의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도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 것입니까?


이것이 바로 니체의 예술철학에 기대어서 본 뭉크 그림들의 메시지다.


이제 당신은 인간의 근원적 모순이나 고통, 죽음 등을 표현한 괴기한 예술 작품들을 접할 때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니체의 예술철학을 통해서 뭉크와 같이 인간 삶의 고통과 죽음을 표현한 작품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 번 이야기해봤다. 다음번에도 예술과 미학을 통해서 재밌는 이야기 준비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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