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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Jul 24. 2016

눈 다래끼를 째기로 마음 먹었다. (부제:이별 후에)

시간이 지나면 없어졌을 것을...

어느날인가 눈이 평소보다 못생겨 보였다. 내 눈이 이렇게 못생기지는 않았는데 하며 눈꺼풀에 손을 댔다. 눈알 알고 하나의 덩어리가 더 느껴졌다. 다음날이 되자 조금 부어 올랐다. 눈 다래끼였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래끼이기에 병원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던 것이 삼주일 전쯤인가 눈을 괴롭혔다.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통증은 없었다. 거울을 보니 내 눈은 내가 알던 눈의 모습이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다를 것이 없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미세하게 못생겨 보였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졌다. 병원에 가야만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약을 먹고 잘 쉬면 알아서 낫는다고 하셨다. 약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을 복용하자 정말 다래끼는 나았다.

이주일이 지난 월요일 눈 다래끼가 재발했다. 이번에도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눈꺼풀이 너무 아팠다. 다시 병원을 찾았다. 눈꺼풀에 고름이 찼다고 하며 의사선생님은 고름을 짜주었다. 굉장히 아파서 나도 모르게 진찰대에서 머리를 홱 뺐다. 선생님께서는 쨀까요 아니면 약을 먹을까요 물어보셨다. 고름을 짤때 너무나도 아팠기에 무서웠다. 나는 약을 먹는다고 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찰후 다음날, 거울을 다시 보니 또 다시 내 눈이 아니었다. 내 눈이기는 하지만, 눈이 부어있었다. 다래끼는 내 시야를 방해했다. 그래도 참고 약 잘 먹고 온찜질을 하면 고름이 다 빠져나간다고 했으니 별 걱정하지 않았다. 이틀 후 다래끼는 더 크게 부어올랐다. 아침부터 눈을 깜빡일때마다 아팠고, 불편했다. 눈에는 고름이 가득찼다.

눈 다래끼를 째기로 마음 먹었다. 병원을 예약하고 다래끼를 째겠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만류했다. 많이 아프실텐데... 고름이 나오고 눈이 좀 불편하시겠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 낫긴 나아요. 물론 째는게 시간은 빠르겠지만요. 아니, 지금 내 눈이 아프고 부어서 너무 불편한데... 내 눈이 아닌데 가릴게 뭐가 있을까. 그리고 주변에 다래끼 난 사람들 보니 다들 잘 째고 회복하더구만 하는 생각에 그냥 째달라고 했다.

수술실에 누웠다. 간호사는 마취약을 넣어주었다. 마취를 하면 아프지 않겠지 생각했다. 어느정도는 아프겠지. 아픔 감수할 수 있어 하는 순간 따끔 무엇인가가 내 눈꺼풀을 찔렀다. 으악..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그래도 이렇게 짧게 끝나는 거면 괜찮지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의사선생님이 내 다래끼를 도려냈다. 눈꺼풀 안쪽이 찢어지는것을 느꼈다. 신음도 낼수 없이 발만 동동 굴렀다. 자.. 좀만 참아요. 그러더니 무엇인가로 고름을 쭉쭉 빨아들였다. 나는 또 신음을 삼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고름은 다 뻈어요. 피가 나니까 두시간 동안은 지혈하고 안대 하고 있어요. 그럼 두시간 후에는 빼도 된다는 소린가요? 네 맞아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에요. 회복하는데 두시간이라니 진즉에 쨀걸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붓기는 빠지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때 눈에는 눈병에 걸린것처럼 눈물인지 고름인지 모를 것들이 가득차 있었다. 여전히 붓기는 가시지 않았다. 조금의 통중이 있어서 안약을 꾸준히 넣어야만 했다. 두시간이면 모든 것이 끝날줄 알았는데 다래끼 수술의 아픔과 불편함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아직도 아침마다 눈에는 눈물과 고름이 고인다. 고름인지 아니면 밤사이 잠깐 울었는지 잘 모른다.



다래끼를 쨌다. 생각보다 더 많이 아팠고 불편함도 여전하다. 그냥 약먹으면서 참을걸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것은 둘다 똑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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