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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Feb 20. 2017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타인의 불행과 자기위로, 가난의 성경적 정의, 소유와 나눔

타인의 불행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다.


1. 출석하는 교회의 어떤 모임 중 한 청년이 간증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간증이 끝났을 때 박수를 쳤지만 나는 그의 간증이 듣기 불편했고 역겨웠다. 


그는 삶에 감사할 것이 없었다고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지원하는 회사마다 모두 탈락했다. 다른 금수저들은 스펙들을 잘 쌓아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데 자신은 그런것이 아니기에 안된다는 불평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예배에 참석했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와서 예배 드리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서 저 사람에게는 없는 건강한 다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나님께 불평만 드렸다고 후회했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자신은 부모님도 살아계시고, 두 손 두 다리가 멀쩡하고 볼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니 감사할게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런 감사함이 쌓여서 모든 일에 항상 감사하게 되다 보니 어떻게 해서 취직도 하고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고 했다.  



내가 속해있는 교회의 소모임에는 두 명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출석한다. 지금 간증하고 있는 청년이 나의 소모임 구성원 중의 한 명을 보고 '나는 저들에게 없는 건강한 두 다리가 있어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상상하니 너무나도 화가 났다. 


2. 교회에서 하는 노숙자 나눔 사역이 있다. 거리의 천사들이라는 단체의 일손을 돕는 사역인데, 이 모임에 친구가 참석한다고 했다. 왜 참석하냐고 나는 물었다. 그 친구는 직접 노숙자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정말 티비에서 보는 것처럼 심각한 상황인지 그들에게서 냄새가 나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 아 내가 정말 감사하고 만족할만한 것이 많구나'라는것을 깨닫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타인의 불행을 통해서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하니?"    


하나님이 거지냐!? 


비교에 의한 행복은 우리가 어릴때부터 많이 들어왔다. 북한에 있는 아이들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것이냐,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들에 비하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냐 등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과연 하나님도 우리에게 그렇게 이야기 할까? 하나님은 정말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나 부자들을 더 사랑하시는 것일까? 적어도 성경에서의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선천적 장애 또한 하나님의 피조물이라 말씀하시고, 후천적 장애를 겪은 이들에게는 균등한 기회를 줌으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한다. 또한 성경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것에 대하여 많은 부분에서 강조한다.  


하나님은 신체의 건강이나 재물의 소유량에 따라 사람들을 구별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모두를 사랑하신다. 만약 내가 타인의 불행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나를 위로한다면 나는 하나님을 돈에 좌지우지 되는 속 좁은 차별주의자로 만드는 꼴이다. 하나님이 이 세계의 창조자이고 질서를 운행하시는 분이라는것을 믿으면서 어떻게 그깟 몇 백만원, 몇 천만원에 사람을 차별하는 존재로 만드는가? 하나님이 우주의 창조자인데 몇 억 몇 조가 무슨 의미란 말인가?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돈이 많기에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 받은 것' 이라는 생각은 하나님을 너무나도 제한하는 것이다.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서울에 위치한 교회에서 드럼 연주를 부탁하여 드럼연주 차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교회가 어찌나 컸던지 지하철 역이 교회와 연결되어 있었다. 교회를 나가는데 지하철 입구에 어떤 노숙자 한 명이 엎드려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끔히 차려 입은 교인들은 그 옆을 유유히 지나 교회로 들어갔다. 굉장히 이질적인 장면이었다. 한 편으로는 저렇게 사지가 멀쩡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도 구제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구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가난의 정의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구제를 왜 해야 하는지, 구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구제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내가 얼마나 있을 때 구제를 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구제에 대한 성경적인 견해를 알고 싶었다.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은 나의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책이다. 저자인 로날드 사이더는 가난에 대하여 성경이 어떻게 말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책에 담았다. 


저자 로날드 사이더


그는 먼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얼마나 빈부격차가 큰 지를 통계를 통하여 알려준다. 그에 의하면 세계 인류 절반은 하루 2500원 미만의 돈으로 생활을 한다. 매일 3만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과 예방이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2만원이면 B형 간염, 황열병,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까지 예방이 가능하지만 2만원이 부족하여 매일 3만 명이 죽는다고 한다. 이러한 기아는 우리에게 별로 크게 다가오지 않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은 조용히 죽어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두 번째로 성경이 가난한 자와 재물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려준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고 명령하셨으며 예수님은 가난한 자의 편에 서셨다. 그렇다고 하여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더 사랑하시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모든 백성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산 자원을 갖고, 공동체에서 존귀한 구성원이 되기 원하신다고 주장한다. (158p)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다. 


저자는 가난의 원인을 분석한다. 그는 가난은 개인적인 것들과 구조적인 상황 그리고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전쟁, 자연재해 등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난에 대하여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 삶의 수준을 낮추어 구제에 대한 비용을 늘리고, 서로를 돌보며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책은 굉장히 명확하고 논리적이다. 성경을 많이 인용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가난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경적 증거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편협한 생각이나, 고정관념에 치명타를 날린다. 아쉬운 점은 발간된 지 꽤 된 책이기에 1장에서 이야기하는 통계가 현재와는 조금 틀리다는 점이다. (현재는 하루 2.1만명 정도가 기아로 죽는다.) 상황이 좋아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그 수치는 우리의 상상을 초워하는 수치이기에 그렇게 커다란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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