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호근미학 Jun 02. 2018

별, 어둠, 빛, 비행기 창문

별과 내 사이 창문 두개

밤 비행기를 탔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면 오후에 뜨는 비행기였지만, 이륙을 하기 전에 잠이 들어 눈 떠보니 창 밖 하늘이 어두웠다.

창 밖 하늘은 반짝였다. 야행성인 별이 보였다.

밤하늘이 궁금해 밖을 보았지만, 창문에 비친 상들 때문에 별을 볼 수 없었다.

비행기 안에 있는 의자며, 바닥에 설치된 불빛, 그리고 나의 얼굴이 창문에 반사되어 비쳤다.

어둠을 보기 위해 고개를 가까이 대고 빛을 차단했다. 그리고 손을 창문 가까이로 가 창문을 어둡게 하자,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었다.

밤하늘은 내가 생각한 것만큼 까맣지는 않았다.

언뜻언뜻 푸른빛과 회색빛, 보라색이 섞인듯한 느낌이었다.

중간 중간에 구름이 있어서 투명한 느낌도 들었다.

그 가운데 어떤 별은 특출나게 번쩍이기도 하고 어떤 별은 잠잠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땅에서 보는 어떠한 밤 하늘보다도 아름다웠다.

밝은 곳에서는 별을 볼 수 없다.

어두운 곳에 위치한 별을 보려면 먼저 내 주위를 어둡게 해야 한다.

내가 계속해서 창문에 무엇이 반사되도록 놔두었다면, 나는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놓쳤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 내 편에서 발현되는 빛을 차단하지 않았다면, 또한 별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창문을 통해 보는 밤하늘의 별도 완벽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비행기 창문은 아주 작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밤하늘이 내 눈에 담기지 않는다.

창문을 통해서만 나는 밤하늘을 볼 수 있다.

그 마저도 내 편의 빛을 차단했을 때, 비로소 어두운 하늘의 반짝이는 별의 오묘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빛이라는 개념이 아름다움을 막을 수 있다.

그 개념을 차단했을 때 비로소 밤하늘의 별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